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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포인트 건강] 술자리에서 소주8잔,맥주2000㏄가 상한선



올해도 어김없이 한 해의 끝자락에 섰다. 연말이 되면 송년회, 골프납회, 동창외 등 하는 일 없이 바빠지게 된다. 당연히 12월달의 우리 간은 쉬지도 못하고 혹사된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간 질환에는 급성 및 만성간염, 간경변증, 간암, 지방간, 선천성 간 질환, 담석증 등이 있다. 그중 관심의 대상이 되는 B형과 C형 바이러스간염은 급성에서 만성간염으로 다시 악화되면 간 경변으로 진행되고 간암으로 발전되기도 한다. 또한 바이러스간염은 물론 알코올성간염, 약제유인성간염, 대사장애 등에 의한 간염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이 발생하는 간 질환은 지방간이다. 지방간의 주요 원인은 성인비만에서 온다. 과체중과 운동부족 및 식이요법의 실패가 제일 큰 원인이다. 특히 당뇨병환자나 혈액 내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성분이 상승된 고지혈증환자, 약제부작용에 의한 환자 등에서 지방간이 많이 발생한다. 이 보다 더욱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알코올 남용을 비롯, 과음으로 오는 지방간이다. 지방간염이 생겨도 음주를 계속하면 알코올성간염과 간 경변으로 이행된다. 더 나아가 간암으로 옮겨지면 생명을 잃게 된다.

이처럼 음주와 간 질환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특히 연간 술 소비량이 높고 특정기간에 과음하게 되는 우리나라의 경우는 더욱 그런 경향이 높다.

필자의 경험을 한번 살펴보자. 필자는 11월 초부터 송년회 모임을 시작한다. 예를 들면 간염회, 간경변회, 간암연구회, 간담도연구회, 위, 대장, 소장연구회, 췌장연구회 등등해서 각각 따로 송년모임을 진행한다. 이러한 모임이 연말까지 예정되어 있다. 다른 사람의 경우도 크게 다를 바 없다고 생각된다.

연말연시에 계속되는 과음과 과로로 쓰러지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이렇게 분주하게 지내다 보면 운동부족, 과음, 식이조절의 실패 등에 이어 비만으로 이어진다. 이는 곧 우려하던대로 간에 손상을 입히게 된다. 기존 간질환이 있는 사람은 병의 악화를 초래한다.

그럼 연말연시를 슬기롭게 보내고 과음과 과식에서 간질환을 다스릴 수 있는 예방법을 알아보자. 건강한 사람의 간장은 개인차이는 있으나 한 시간에 약 9g 정도의 알코올을 분해, 처리할 수 있다. 따라서 전날 마실 술을 기상과 함께 해독하기 위해서는 80g 이상의 알코올을 섭취해서는 안된다. 알코올의 80g 상한선은 맥주의 경우 2ℓ, 청주는 0.5ℓ, 위스키는 200㎖, 소주로는 320㎖ 정도에 해당한다.

술은 폭주보다 매일 마시는 게 더 위험하다. 한번에 많은 양의 술을 마시는 것보다 적은 양이라도 매일 마시는 음주습관이 더욱 치명적이다.

따라서 술을 마시면 2∼3일 간 술을 쉬었다가 마시는 것이 간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이다. 술은 안주와 함께 이야기 하면서 천천히 마신다. 이렇게 하면 알코올 흡수를 지연시키고 분해도 촉진 시킨다. 폭탄주라고 더 나쁘지는 않다. 문제 섭취하는 알코올의 양이다.

특히 술을 빨리 마시면 간장에서 해독되지 못하고 간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이로인해 혈중 알코올 농도가 너무 급격히 올라가면 뇌가 손상된다. 또한 아침에 숙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숙취해소의 방법은 과일과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 미지근한 목욕물에 목욕하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여 알코올의 분해속도를 증가시키고 노폐물을 땀으로 배설시킬 수 있다. 이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적당한 양의 술을 마시는 것이다.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정규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