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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조선 기름유출 사고 ‘무방비’

국내 정유사들의 유조선 이중선체 이용 비율이 평균 5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선체란 선박 좌초시 기름 유출을 막을 수 있도록 선박 내부를 이중으로 설계된 선박으로 단일 선체보다 안정성이 높다.

충남 태안반도에서 삼성중공업 소속 크레인과 충돌, 대규모 기름을 유출시킨 유조선도 단일선체였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5대 정유사의 이중선체 이용비율(1월부터 12월13까지 기준)이 47.5%(항차 및 DWT 5000t 이상 기준)에 그쳤다.▶관련기사 16면

정유사별로는 A사가 65.8%로 가장 높고 그 다음은 △B사 58.4% △C사 50.0% △D사 45.1% △E사 4.3% 등의 순이다.

E사의 경우 올 1월부터 지난 13일까지 모두 93항차 중 4항차만이 이중선체고 나머지 89항차(1항차는 선박이 한번 운항한 횟수)는 단일선체를 이용해 원유를 수송했다.

척수별 비율 역시 E사는 8.9%로 전체 평균 51.7%에 크게 못미쳤다.

이와 관련, E사측은 “이중선체 유조선을 용선하지 못해 비율이 낮다”고 해명했다. 단일선체 유조선의 운임은 이중선체 유조선의 80%선으로 저렴하지만 태안반도 사태와 같은 위험이 발생할 경우 원유가 그대로 바다로 흘러나와 자연환경에 치명타를 줄 수 있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해양수산부 등 정부 당국은 이번 태안반도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논란이 돼 왔던 해양오염방지법을 오는 2010년부터 도입할 방침이다.

이 법이 시행될 경우 단일선체 유조선은 대한민국에 입항할 수 없다.

해수부 관계자는 “그동안 일부 정유회사 등이 이 법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왔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는 당초 계획대로 오는 2010년 이 법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 당국의 법시행까지는 적지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중선체 구조의 유조선이 부족, 정유사들이 이중선체 유조선을 용선하기 힘들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나오고 있다.

또 이중선체 유조선만을 이용할 경우 유조선 운임이 상승돼 결국 소비자가격을 상승시키는 등 소비자 물가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fncho@fnnews.com 조영신 김기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