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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논술 따라잡기] ‘영어 공용화’와 경제논리



통합교과논술 따라잡기

영어교육의 경제논리

※ 다음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최근 일본 문부과학성이 이르면 오는 2011년부터 초등학교 5, 6학년을 대상으로 영어 과목을 필수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작년부터 검토해 온 초등학교 영어 교육의 필수화는 일본 문부과학성의 중앙교육심의회가 “비교과 과목, 성적평가 금지, 공통 교과서 사용”을 조건으로 승인한 것이다.

교과 과목으로서의 영어교육은 아니지만 이미 전국 90%에 달하는 초등학교에서 영어 수업이 시행 중이다. 2002년 일본 학습지도 요령의 개정과 함께 국제 이해 교육의 일환으로 연간 약 25시간 영어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 중 30%의 시간은 현지인을 통한 영어 회화로 구성돼 노래, 게임, 인사 방법 등을 통해 처음 접하는 외국어에 대한 흥미 부여뿐만이 아니라 타 문화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으로 활용되고 있다.(중략)

일본에서도 초등학교의 영어 필수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먼저 담당 교원의 확보 문제를 들 수 있는데 외국어 수업을 진행하고 교육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교원은 당연히 한정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교육계에서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언어의 본질을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이다. 초등학교 시기는 모국어에 대한 이해도 확실히 이뤄져 있지 않은 시기다. 이러한 시기에 외국어를 학습시키는 것은 자칫 외국어 학습에 대한 흥미와 의욕을 저하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고 표현 능력의 발전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방증이라도 하듯 모국어인 일본어를 보다 충실히 학습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데 도쿄 세다가야쿠는 2004년도에 일본어 특구를 신청해 일본어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인간의 삶에는 언어가 근간을 이루며 인격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먼저 자국어 교육을 철저히 교육하는 것이 학습의 시작임을 세다가야쿠의 교육위원회는 밝히고 있다.

이 지역 95개 초·중학교는 일본어 교과서를 세분화해 초등학교는 저·중·고학년으로 나누고 중학교에서는 철학·표현·일본문학으로 나누어 사고능력, 표현·커뮤니케이션 능력, 문화 이해 능력 향상을 강조하고 있다.

‘일본 초등학교의 영어교육, 이경환 도쿄 특파원, 파이낸셜 뉴스 2007.12.06

(나) 언어는 어떤 생각을 전달할 목적이 있을 때 사용한다. 그러므로 언어에는 말하는 사람의 생각이 담겨 있게 된다. 따라서 언어가 사고(思考)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언어를 바르게 이해하는 지름길이다.

우리가 객관적인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언어 세계에 살고 있다는 주장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이것은 언어가 다르면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사고 방식도 달라짐을 의미하는 것이다.

언어와 사고가 관련이 깊다는 이러한 주장은 ‘사피어―워프’ 가설로 발전하였다. 이 가설의 핵심은 언어가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일 뿐만 아니라 생각을 형상하는 도구도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국어에 의하여 설정된 일정한 규칙에 따라서 삼라만상(森羅萬象)을 분절하여 보는 것이지, 이를 있는 그대로 인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리하여 언어가 사고를 주조(鑄造)한다고 본다.

이 가설은 에스키모 어가 눈‘雪’이나 물개의 종류와 특성에 따라 그에 대한 많은 단어를 가지고 있는 점이나, 리베리아의 밧사(Bassa) 인이 무지개 색을 둘로 구분하는 데 비해 로디지아의 쇼나(Shona) 인들은 셋으로 구분하는 사실 등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이러한 예를 통해, 객관적으로는 동일한 눈이나 물개, 무지개의 빛깔이 언어로 인해 다양하게 구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고등학교 ‘국어 생활’

1. 내용 파악하기

(가)

요약하기(200자 내외)

핵심어

주제

(나)

요약하기(200자 내외)

핵심어

주제

2. 비판적으로 사고하기

* 제시문 (나)에 나타난 ‘언어와 사고’의 관계를 바탕으로 제시문 (가)에 나타난 일본의 영어 교육에 대해 평가하시오.(500자 내외)

3. 종합적으로 논술하기

* 위의 제시문과 다음의 <보기>의 내용을 바탕으로, ‘영어 공용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시오. (600자 내외)

<보기>

국제어로 자리잡은 영어를 모국어로 배우지 않은 사람들이 입는 손해가 이미 너무 크고 앞으로는 더욱 커질 터이므로, 경제 논리는 사람들이 영어를 모국어로 삼도록 만든다는 것이 내 주장의 바탕이다. 우리 사회에서도 이미 많은 사람에게 영어는 생존에 결정적인 기술이 되었고, 모두 영어를 배우는 데 큰 투자를 하고 있다. 아직 모국어도 배우지 못한 아이를 영어 학원에 보내는 부모들부터 이어폰을 끼고 영어 회화를 배우는 중년들에 이르기까지. 안타깝게도, 그런 투자는 효율이 아주 낮다. 그래서 나는 일단 영어를 우리말과 함께 공용어로 삼을 것을 제안한 것이다. 나는 독자들에게 물었다. ‘만일 막 태어난 당신의 자식에게 영어와 조선어 가운데 하나를 모국어로 고를 기회가 주어진다면, 당신은 어느 것을 권하겠는가? 한쪽엔 영어를 자연스럽게 써서 세상 사람들과 쉽게 어울리고 일상과 직장에서 아무런 불이익을 보지 않고 영어로 구체화된 많은 문화적 유산들과 첨단 정보들을 쉽게 얻는 삶이 있다. 다른 쪽엔 조상들이 써 온 조선어를 계속 쓰는 즐거움을 누리지만, 영어를 쓰는 것이 힘들어서 다른 나라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피하고 평생 갖가지 불이익을 보고 분초를 다투는 정보들을 뒤늦게 오역이 많은 번역으로 얻어서, 그것도 이용 가능한 정보들의 몇 십만 분의 일이나 몇 백만 분의 일만 얻어서, 세상 사람들과 경쟁해야 하는 삶이 있다. 당신은 과연 어떤 삶을 자식에게 권하겠는가? 아예 그에게서 선택권을 앗겠는가?’

예시답안

1. 내용 파악하기

(가)

요약하기(200자 내외)

일본은 2011년부터 초등학교 5, 6학년을 대상으로 영어를 필수과목으로 채택할 계획이다. 하지만 모국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초등학교 시기 외국어를 학습시키면 자칫 외국어 학습에 대한 흥미와 의욕을 저하시키고 표현 능력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이런 우려 때문에 일본에서는 자국어 교육을 충실히 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히 일고 있다.

핵심어

초등학교 영어 교육, 외국어에 대한 흥미와 학습 의욕 저하, 충실한 모국어 교육

주제

일본의 영어 교육 확대와 모국어 강화의 움직임

(나)

요약하기(200자 내외)

언어는 단순한 표현과 전달의 수단이 아니라 사고를 형성하는 수단이다. 즉 우리는 객관적인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언어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언어가 다르면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사고 방식도 달라진다. 우리는 모국어에 의하여 설정된 일정한 규칙에 따라서 사물을 분절하여 인식하는데, 이는 언어가 사고를 주조함을 뜻한다.

핵심어

언어, 사고 형성의 수단, 분절, ‘사피어-워프’가설

주제

언어와 사고의 관계

2. 비판적으로 사고하기

일본 교육당국은 오는 2011년부터 초등학교 5, 6학년을 대상으로 영어 과목을 필수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초등학교에서까지 영어가 필수과목으로 채택되는 현실은 영어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모국어에 대한 이해가 완전히 갖추어지지 않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영어교육을 강화할 경우 외국어 학습에 대한 학습 의욕 저하와 언어 능력 발달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일본 교육계에서는 초등학생에 대한 외국어 교육이 오히려 외국어 학습에 대한 흥미와 의욕을 저하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고 표현 능력의 발전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모국어인 일본어 교육에 충실하여 사고능력, 표현·커뮤니케이션 능력, 문화 이해 능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영어 교육의 강화보다는 모국어 교육에 충실하자는 움직임은 언어가 단순한 표현과 전달의 수단이 아니라 인간의 사고를 형성하고 주조한다는 것을 생각할 때 올바른 태도와 방법으로 보인다. 우리는 언어가 분절시켜 놓은 세계에 살고 있으며, 따라서 언어가 변하면 그 사람의 사고 방식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시기는 자아와 세계에 대한 인식이 이루어지는 시기로, 외국어 교육보다는 모국어 교육에 치중해야 할 것이다.

3. 종합적으로 논술하기

<보기>의 필자에 의하면 오늘날 영어는 국제어로 자리잡았다. 영어는 생존에 결정적인 기술이 되었고, 많은 사람은 영어 학습에 큰 투자를 하고 있다. 이제 국제어로 자리잡은 영어를 모국어로 배우지 않은 사람들이 입는 손해가 너무 크고 앞으로는 더욱 커질 것이다. 그러므로 영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여 외국인들과 자유롭게 교류하고, 일상과 직장에서 아무런 불이익을 보지 않고 영어로 구체화된 많은 문화적 유산들과 첨단 정보들을 쉽게 얻음으로써 세계화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경제 논리로 언어를 바라보는, 편협한 주장이다. 언어는 단순히 표현과 전달의 수단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언어는 그 사람의 사고를 형성하고 주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우리는 언어가 분절시켜 놓은 세계에 살고 있으며, 따라서 언어가 변하면 사고도 변하게 마련이다. 우리 한국인의 사고와 문화는 한국어를 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다. 따라서 경제 논리로 영어를 공용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소중한 우리의 한국어와 이를 바탕으로 형성된 문화를 모두 버리는 행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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