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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귀금속’ 골머리

지난 수년간 귀금속 업계에 끊임없이 제기됐던 ‘짝퉁’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업계특성상 주문의뢰자와 생산자, 판매자가 각각 달라 짝퉁문제에 대한 처벌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14일 귀금속업계와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대전의 한 귀금속 업체는 액세서리(도금) 제품에 18K 로고를 찍어 판매해 소비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자사의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체인목걸이와 팔찌세트를 저렴한 가격에 18K인 것처럼 속여 판매했던 것.

이 업체는 일반인들이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귀고리 제품에 14K POST라고 허위표시한 뒤 상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이 제품은 침만 정품이고 나머지는 도금이었다. 자체보증서를 만들어 정품이라고 내세우기도 했다.

상품을 본 윤모씨(25)는 “이런 제품이 시장에 유통된다면 정품과 도금제품의 구별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이러한 판매행위가 자주 일어난다면 마음 놓고 귀금속을 구입하겠느냐”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귀금속 관련 피해사례는 지난해 929건이었다. 지난 2006년 999건, 2005년 1105건보다 줄어들긴 했지만 다른 업종과 비교해 볼 때 높은 수치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업계로 돌아오고 있다.

지방의 한 귀금속업체 김모 사장은 최근 손님에게 큰 항의를 받았다. 김 사장이 아무 의심없이 판매한 귀고리가 고금으로 둔갑된 제품이었던 것. 김 사장 역시 대량으로 들어오는 제품에 속수무책이었다. 결국 김 사장은 손님에게 몇 번의 사과와 함께 환불절차를 거친 뒤 일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지난 2005년에도 서울 중량구에 위치한 한 소매상에 은과 구리로 만들어진 가짜 금반지가 고금인 사실로 밝혀져 문제가 되기도 했다. 또한 일부 매장에서 황동귀고리가 14K로 허위표시된 채 유통된 뒤 고금으로 재판매되기도 했다.

현행법상(품질경영 및 공산품 안전관리법의 제8조 품질표시항)에 따르면 국내 귀금속은 24K, 22K, 18K, 14K, 12K, 10K로 만든 제품을 귀금속 가공상품 품질표시기준에 근거해 표기하도록 되어 있다.

도금제품은 KGP, KGF라고 의무적으로 표기하고 판매시 정확하게 손님에게 알려야 된다.


업계 관계자는 “귀고리가 가장 많이 불법 유통되지만 최근 목걸이와 반지 등도 도금만 한 채 금제품으로 팔리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피해는 물론 이를 녹인 제품이 재유통될 경우 업계추락과 동시에 귀금속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재정경제부는 민간 인증기관에서 귀금속 품질표시 단체 표준을 마련한 뒤 공정거래위원회가 품질에 대한 부당 표시를 관리감독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른 ‘중요정보 고시’를 개정해 귀금속 함량 표시에 책임이 있는 ‘가공업자명 및 전화번호’를 표시토록 의무화하도록 했다.

/why@fnnews.com 이재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