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유기반도체 분자의 결정화를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 차세대 유기 소자의 성능이 향상될 전망이다.
광주과학기술원은 신소재공학과 박지웅 교수(43)와 박사과정 정상미씨(여·26) 팀이 고슴도치과 닮은 모양의 분자 단층막에 의해 유기반도체의 결정을 성장시키는 메커니즘을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화학분야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화학학회지(ASAP)에 게재됐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무기물 반도체는 기판에 실리콘 같은 무기물의 단결정을 성장시켜 만드는 반면 유기물 반도체는 일반적으로 복잡한 구조를 가지는 분자를 기판 위에 부착해 결정성 박막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작은 결정이 생기면서 구조적 결함이 발생해 유기 소자의 성능을 떨어뜨렸다.
이 같은 문제를 박 교수팀이 해결했다.
연구팀은 나프탈렌 분자 2개가비틀린 구조로 붙어 있는 바이나프탈렌이란 화합물로 고슴도치의 등과 비슷한 모양의 새로운 분자 단층막을 만들고 그 위에 유기 분자 반도체 물질인 펜타센을 진공 증착했다.
이 결과 바이나프탈렌 단층막 위에서는 결정핵 생성 밀도가 현저히 낮고 일단 형성된 결정은 빠르고 크게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박 교수는 “앞으로 유기 트랜지스터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연구에 집중하겠다”며 “특히 단층막을 유형화하면 유기소자를 집적화하는 기술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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