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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버지에 그 아들..순직 대령 아들 만기전역 자청



“아버지께서 살아 생전 늘 ‘작은 일에 충성하라’고 말씀하셨어요.”

지난달 유엔 네팔임무단(UNMIN) 임무수행 중 불의의 헬기사고로 순직한 고 박형진 대령의 아들 은성씨(26·상병)가 병역법에 따라 군복무를 단축, 조기에 전역할 수 있는 데도 만기 전역하겠다고 밝혔다.

23일 군 당국에 따르면 병역법상 부모나 배우자 또는 형제자매 중 전사자 및 순직자가 있거나 전공상의로 인한 장애인이 있는 경우 1인에 한해 복무기간을 6개월로 단축할 수 있다.

지난해 1월 입대한 박 상병은 6개월을 초과해 군 복무를 했기 때문에 자신이 희망할 경우 바로 전역이 가능하다.

그러나 박 상병은 남은 9개월을 복무한 뒤 내년 1월 만기 전역키로 결정, 현재 경기도 포천 6포병여단 관측대대 의무병으로 군 복무를 계속하고 있다.

대대장 김여종 중령(51·학군19기)은 “박 상병이 아버지를 잃은 큰 충격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다”며 “특히 부대와 전우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갖고 군복무에 충실해 남은 군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상희 국방장관은 박 상병에게 “아버지의 숭고한 뜻을 이어 대견하다”며 “고난은 극복의 대상이지 좌절의 이유가 될 수 없음을 기억해 훗날 국가를 위해 훌륭한 일꾼이 돼 주길 바란다”고 격려서신과 함께 격려품을 전달했다.


앞서 임충빈 육군참모총장도 “시부모시자(是父母是子)...그 부모에 그 자식이라는 말이 있는데 바로 박 상병을 두고 한 말인 것 같다”며 서신과 함께 격려품을 보냈다.

미국 리버티대학교 건강증진학과를 졸업한 박 상병은 “저에게 주어진 국방의무를 명예롭게 다 하기로 했다. 하늘나라에 계신 아버지도 기뻐하실 것”이라며 “아버지의 말씀을 받들어 남은 군생활을 성실하게 복무하고 전역한 뒤 국제평화와 인류의 행복을 위해 보람있는 삶을 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pio@fnnews.com 박인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