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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총파업 어디로] <하> 전문가 대책조언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고시 방침을 밝힌 가운데 민주노총이 총파업을 계획대로 실행할 태세여서 사태는 악화일로에 들어섰다.

당초 일각에서 추가협상 뒤 총파업 철회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제 노조 입장에선 그 명분마저 없어진 것이다.

특히 총파업은 협상을 통해 양보안을 마련할 성격이 아니라는 점에서 해결 실마리를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다만 정치적 총파업이 반복되는 관행을 없애기 위한 지혜가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민주노총은 쇠고기 수입, 물가 및 유가 급등, 공기업 민영화 등 정치적 이슈가 결국 근로자의 생존권과 직결되기 때문에 파업은 헌법적 권한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정부는 현행법상 불법이기 때문에 협상의 여지는 없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이 양극단의 입장 차이는 중간지대가 없어 건곤일척의 결과만 남게 된다.

일단 노조가 정치파업을 거두고 본연의 자세를 회복하는 것이 노조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많다.

중앙대 안충영 석좌교수(경제학)는 “단체협상에서 쟁점이 대립돼 파업한다면 민주시장 질서 하에서 합법적 수단이 되지만 쇠고기 문제는 노조의 본령이 아니다”며 “총파업은 미국산 쇠고기 반대가 엉뚱한 방향으로 진전되면서 사회를 극도의 혼란 속으로 빠뜨리는 것”이라고 바판했다.

이어 “기름값 인상으로 경제가 어려워지는데 노조 파업으로 외국인투자가가 등을 돌리면 일자리가 줄고 경제가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며 “국민의 동참이 없으면 노조운동도 소멸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의 엄단 방침만으로 노조를 변화시킬 수는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성대 박영범 교수(경제학)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단하는 것은 최소한의 수단이고 정부가 민주노총에 대해서는 무조건 밀어내는 잔략을 쓰고 있지만 이런 대책은 한계가 있다”며 “어차피 총파업이 되면 깨지는 것은 경제이기 때문에 정부가 노조를 끌어들이려는 노력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의 노동정책 방향에 대한 철학과 기조가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고 노사정의 역할도 한계를 보이고 있는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노동연구원 김정한 박사는 “총파업 명분으로 내건 이슈들은 정부가 노조와 다룰 수 있는 의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정부가 나서기 힘들다”며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전쟁 중에도 협상은 해야 하듯 정부는 노사정 협의 틀을 최대한 활용해 대화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하고 노조도 대정부 요구사항을 내건 총파업이니 만큼 정부와 대화의 통로를 열어놓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khchoi@fnnews.com 최경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