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병원 장기이식팀이 생후 60일된 영아의 생체간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이는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에 확인된 국내 최연소 간이식 사례다.
서울대학교병원 외과 이건욱·서경석 교수팀은 지난 6월 29일 오후 2시부터 9시간의 수술 끝에 선천적인 간질환으로 이식을 필요로 하는 급성간염(전격성 간부전)환자 장 모 아기(여)에게 아버지의 간 일부를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
아기는 이식 후 소아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다 간 기능이 호전돼 지난 10일 일반 병동으로 옮긴 후 지난 23일 퇴원했다. 현재 일주일에 한번 외래진료를 받을정도로 호전됐다.
지난 4월 28일 출생한 아기는 모유수유 중 구토와 혈변, 경련 등이 지속돼 모 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혈액응고수치 이상 및 지속적인 출혈로 6월 24일 서울대학교병원 신생아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급성 간염 진단을 받은 아기는 의식이 없어지면서 응급 간이식을 하지 않으면 사망할 수 밖에 없는 전격성간부전으로 진행됐다.
일반적으로 생체 간이식은 간을 좌측엽 또는 우측엽으로 2등분하거나 소아 수혜자인 경우에는 좌외측엽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 환자는 몸무게가 4.4kg 밖에 되지 않아 아빠의 좌외측엽도 자리를 잡을 수 없었다. 이에 서울대학교병원 간이식팀은 간의 가장 작은 기본단위를 이식해 주는 새로운 수술방법인 ‘단분절 생체 부분 간이식’을 시행했다.
수술팀은 아기의 간 전체를 제거하고 아빠의 간 8분절 중의 하나인 제 3분절(135g)을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서경석 교수는 “간이식은 수혜자에게 적절한 간의 크기와 기능이 중요하다”며 “국내 최연소 생체 간이식이라는 의미보다는 꺼져가는 생명을 살려내는데 일조했다는데 의의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7월 10일 100일된 남자아이의 생체간 이식을 성공시킨 바 있는 서경석 교수팀은 이번 이식수술 성공으로 지금까지의 국내 최연소 기록을 갱신했다.
/pompom@fnnews.com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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