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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샌드위치 패널 업계 억울함/이병철기자



샌드위치 패널이 또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정상적인 샌드위치 패널을 제조하는 업체들은 샌드위치 패널이 전부 ‘화재의 원흉’이라는 소리를 듣는데 대해 속상하다고 아우성이다.

샌드위치 패널은 철판 사이에 스티로폼, 우레탄, 유리섬유 등의 단열재를 넣은 건축물 내부마감용 단열보온재로 일반 샌드위치 패널과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샌드위치 패널 2종류가 있다.

대형 화재만 났다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문제의 샌드위치 패널은 이번 서울 대조동 나이트클럽 화재 현장에도 등장했다.

이 패널의 이력은 화려하다. 지난 99년 경기도 화성 씨랜드 화재와 올해 이천 냉동창고 화재의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샌드위치 패널은 늘 대형 화재와 함께 있었다.

결국 정부는 지난 화성 씨랜드 사건 이후 공장용 건물과 3층 이상의 다가구주택, 위락시설 등에는 화재에 대비해 불연재 또는 난연 3급 이상의 난연 재료로 마감하도록 건축법이 개정됐고 준공 허가전 감리가 의무화 됐다. 하지만 이미 시공된 건물의 경우 외관상 샌드위치 패널의 난연성 여부를 식별하기 어렵다. 식별을 위해서는 공사중인 현장에서 샘플을 채취, 조사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나 현행 법령 상 관련 기관에게는 강제조사권이 없기 때문에 현장에서 샘플을 채취하기조차 어렵다.

덕분에 난연 효과가 없는 가짜 샌드위치 패널이 시장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비용 절감의 유혹을 받은 일부 건축주와 시공업자들은 가격이 저렴한 가짜 난연 제품이나 일반 샌드위치 패널을 불법으로 사용해 대형 화재가 반복되고 있다. 이로인해 정부의 강력한 단속이 시급하다는 것이 업계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법을 고쳐서라도 단속을 강화하고 이전에 시공된 건물도 단속해야 한다”며 “일부 몰염치한 기업들 때문에 샌드위치 패널이 전부 악의 근원이 된 것 같아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