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미국 모기지시장 회생 조짐

미국의 양대 국책모기지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 소식이 전해지면서 모기지시장이 회생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불확실성이 줄었다는 평가다.

8일(현지시간)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모기지시장에서는 오랜만에 사자 주문이 몰려 활기 띤 모습을 연출했다. 갑자기 주문이 쏟아져 들어오는 탓에 일시적인 마비현상을 빚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뱅크레이트에 따르면 패니매와 프레디맥 위기설로 급등세를 이어오던 30년고정모기지 금리는 지난주 6.26%에서 크게 내려앉으면서 평균 6.08%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모기지 금리 인하는 관망세를 유지하던 주택구입 희망자들을 실제 매입으로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주택시장 회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 빌 그로스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초 집값 하락폭은 15%로 예상됐지만 구제안 발표 덕에 11∼12% 하락 정도로 그칠 것으로 본다”며 “이번 조치는 주택시장에 매우 긍정적인 작용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힌스데일어소시에이츠 폴 놀트 투자국장도 “이번 조치가 주택시장을 진정시키고 모기지자금이 다시 유통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도 정부의 구제방안을 높게 평가했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이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에 큰 위협을 주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경제를 더욱 강하고 건전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주택시장 침체와 경기둔화를 일으키는 근본적인 문제가 산재한 상황에서 두 기관의 국유화가 그다지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힘들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두 기관의 구제가 신용위기 타파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란 얘기다.

여전히 주택압류가 증가하고 실업률은 높아져만 가는 상황에서 모기지업체와 금융권은 바람 앞의 촛불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아구스리서치 리치 야마론 국장은 “이번 구제안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진정한 회복국면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두 기관의 국유화 조치 발표로 금융불안이 해소될 것이란 안도감이 퍼지면서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보다 289.78포인트, 2.58% 올라 11510.74를 기록했으며 스탠다드&푸어스(S&P)500지수도 25.48포인트, 2.05% 급상승한 1267.70를 나타냈다.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지난주 종가보다 13.88포인트, 0.62% 오른 2269.76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금융주들이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증시를 이끌었다.

/jiyongchae@fnnews.com채지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