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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인재 키워 5대양 누비게 할것” 한국해양대 오거돈 총장



■대담=이인욱 영남취재본부장
“21세기 신 해양시대를 맞아 세계 해양질서를 선도하며 우리나라를 해양강국으로 이끌어 나갈 전략적 인재 육성에 모든 역량을 쏟겠다.”

지난 3월 외부인사로는 처음으로 선거를 통해 국립대 총장으로 취임, 화제를 낳았던 국립 한국해양대 오거돈 총장(60)은 “한국해양대가 ‘선진 해양강국을 리드하는 글로벌 대학’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열정과 사랑으로 후진 양성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오 총장은 취임하자마자 ‘바다는 우리에게 땅입니다’라는 이색 슬로건을 내걸고 밖으로는 세계 바다를 누비는 대학, 안으로는 산·학·관·연 협력을 통해 국가와 지역발전의 해양 분야 ‘지식등대’로 대학 비전과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고 있다.

“바다는 물류루트에서 해양광물, 해양에너지 등에 이르기까지 인류에 제공하는 자원이 무궁무진하다”는 오 총장은 본격적으로 도래할 신 해양 경쟁시대를 맞아 세계질서를 선도하고 국부를 창출해내는 글로벌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취임 때 ‘인재 양성이 국가와 사회를 위한 마지막 봉사’라고 했는데.

▲후진양성을 통해 대한민국을 해양강국으로 만들어 가는 일은 특히 보람된 일이다. 젊은 시절부터 ‘후진양성’이 인생의 마지막 봉사가 됐으면 하고 생각했는데 그 꿈이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한국해양대가 선진 해양강국을 이끄는 글로벌 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경험과 역량을 다할 생각이다. 한국해양대 총장은 해양강국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대단히 중요하고 어깨가 무거운 자리다. 21세기 신 해양시대를 맞아 우리 대학을 해양 분야 세계중심대학, 국가와 국민이 인정하는 ‘선진 해양강국을 리드하는 글로벌대학’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

―‘우리에게 바다는 땅입니다’는 대학 슬로건이 신선하기도, 파격적인 인상을 주기도 하는데.

▲바다는 인류에 주는 무한한 선물이자 우리의 삶과 미래가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토면적은 약 9만9000㎢지만 전 세계 바다는 3억6000만㎢에 달한다. 불과 한 세기 전만 해도 해양정책 중심은 식민지 확보 경쟁이었지만 신 해양시대를 맞아 물류루트, 해양자원, 해양에너지, 해양관광과 레포츠, 해양공간문제 등에서 무궁무진한 개발 가능성이 있다. 21세기 종합적 해양경쟁시대, 이 무한한 가능성의 바다를 어떻게, 누가, 먼저 효율적으로 이용하느냐에 따라 국가 미래가 달려 있다. 해양대는 이런 미래의 ‘보고’인 바다를 앞장서 이끌고 있다고 자부하며 이런 점에서 바다야말로 진정한 ‘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해운인력 3만명 양성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아는데 청사진과 추진 현황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부족한 해운인력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해운인력 3만명 양성 프로젝트를 수립, 추진 중이다. 교육기관의 통폐합, 계약학과 및 부전공, 해외 분교 설립 등 종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해양교육기관의 통폐합’은 1차적으로 부산권역의 한국해양대학교(고급과정), 한국해양수산연수원(중급과정) 및 부산해사고등학교(초급과정)의 통합으로 체계적인 해기인력 교육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실습선 통합관리로 경제성과 효율성을 함께 추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해외분교도 가시적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캄보디아, 미얀마 등 해기사 선호 국가의 대학과 연계, 현지에서 해기사를 양성해 국내외 해운기업에 공급하는 해외선원 양성기관 설립을 진행 중이다.

―최근 중앙정부 및 부산시의 다양한 연구개발(R&D) 관련 사업에 잇달아 선정돼 주목받고 있는데.

▲전년 대비 연구비는 34%, 사업비는 29% 증대했다. 상반기 주요 실적은 인문한국지원사업 중형연구소(한국학술진흥재단, 10년간 120억원)를 비롯, 국가지정연구실(한국과학재단, 3년간 6억5000만원), 정보기술(IT)신성장동력 핵심기술개발사업(정보통신연구진흥원, 3년간 15억원), 지역혁신인력양성사업(한국산업기술재단, 3년간 2건 5억원), 에너지자원기술개발사업(한국에너지자원기술기획평가원, 3년간 18억원), 교육역량강화사업(교육과학기술부, 6억9000만원), 해양비즈니스 구축사업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교수들의 연구노력과 실력이 그 결과로 반영됐다고 평가한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국립·사립대학을 불문하고 요즘 대학들 특히 지방 소재 대학들의 최대 과제는 취업이다. 해양대 총장으로서 학생들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어떤 게 있는지.

▲해양대를 졸업하면 배(해상)만 타는 것이 아니라 해양을 기반으로 하는 육상근무(물류 및 무역관련 기업, 연구소 등)도 매우 많다. 나 자신이 최고의 해양대 홍보맨이라고 생각하고 뛴다. 한국해양대는 부산은 물론 울산·경남지역 국립대 가운데 정규직 취업률이 가장 높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해사대는 취업률 100% 수준에 달한다.

―젊은 학생들도 ‘일 잘하는 총장’으로 평가하고 있는데.

▲젊은 학생들 속에 있다 보면 스스로 행복해질 때가 많다. 한비자의 법술(法術)을 보면 ‘삼류리더는 자기의 능력을 사용하고 이류리더는 남의 힘을 사용하고 일류리더는 남의 지혜를 사용한다’고 했다. 창조적 시각을 가진 학생들로부터 현명한 지혜를 빌리고 싶다. 꿈을 실현하는 도전정신을 갖고 함께 대학발전을 위해 매진하고자 한다.

―총장 취임 이후 1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많은 성과와 대학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앞으로 계획은.

▲현재 외부 전문기관(현대경제연구원)을 통해 실시하고 있는 대학경영진단이 마무리 단계다. 객관적인 자료와 공정한 수치를 토대로 우리 대학발전을 위해 10년, 100년 이끌어 갈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할 것이다. 지난 6월 유럽 순방 때 ‘세계 해양대인 네트워크 구축’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유럽 동문들과 긍정적 의견을 교환했다. 해외 동문들과 함께하는 ‘세계 해양대인 네트워크’를 구축, 1년 후인 내년 이맘때 개교기념 행사 때는 ‘제2의 창학 선언’과 ‘세계 해양대인 네트워크’ 창립총회 및 선포식도 가질 계획이다.

■부설 국제해양문제연구소는

한국해양대학교 부설 국제해양문제연구소(소장 정문수 교수)가 27일 개교 이래 단일 사업으로는 가장 큰 프로젝트로 평가되는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한국학술진흥재단 인문한국(HK) 지원사업에 최종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인문한국 프로젝트는 10년간 정부 지원 80억원 등 모두 120억원의 사업비를 받게 되는 사업으로 전국 73개 연구소 간 경합 끝에 선정됐다.

이 사업은 인문학 진흥을 위해 사회적·학문적으로 장기적인 기획·연구가 필요한 인문학적 어젠다를 선정해 지원하는 사업으로 연구소 단위로 인적·물적 인프라 구축을 지원, 인문학 분야의 세계적인 담론을 생산, 유통하고 학문적·사회적 성과를 확산시켜 연구소의 자생력을 도모하게 된다.

이번 사업 선정 뒤에는 총장 관사를 연구실로 개방하는 등 학자 출신 총장과는 달리 장관을 지낸 오거돈 총장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참여 교수들의 치열한 준비 및 열정이 있었다는 게 대학측 평가다.


'해항도시의 문화교섭학'을 어젠다로 프로젝트를 따낸 국제해양문제연구소 정 소장은 "해양과 바다를 경계나 단절이 아니라 교류와 소통, 공생의 장이라는 패러다임을 제시하면서 다른 유수의 인문학 연구소와 차별적인 어젠다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이번 사업으로 해항도시인 부산, 전남 목포·여수, 인천, 경남 진해 등 국내뿐 아니라 일본, 중국, 대만 등 동아시아 주요 해항도시를 아울러 국내 해항도시가 중심이 되는 해항도시네트워크 형성 및 부산∼후쿠오카 초광역권 구상·실현 등에도 유효한 학문적·철학적 논리 제공이 가능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국해양대 부설 국제해양문제연구소는 지난 2005년부터 동아시아의 유수 연구소와 해항도시문화에 대한 정기적인 교류 및 학문적 공동연구를 수행해 왔으며 이번 프로젝트 선정을 계기로 한국 해항도시문화 연구의 메카로 자리를 굳힐 것으로 기대된다.

■약력

△60세 △부산 △경남중 △경남고 △서울대 철학과 △서울대 행정학 석사 △동아대 행정학 박사 △14회 행시 합격 △대통령 비서설 정책보좌관 △부산시 정무부시장 △부산시 행정부시장 △부산시장 권한대행 △해양수산부 장관 △제5대 국립한국해양대 총장(현)

/정리=roh12340@fnnews.com 노주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