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들이 경영과 관련한 각종 ‘루머’로 멍들고 있는 가운데 최근 ‘동명이사(同名異社)’의 유탄으로 이중고를 겪는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이름이 같은 중소기업의 부도 등의 각종 공시가 속속 나오면서 엉뚱하게 대형 건설사에 불똥이 튀면서 금융권이나 주식투자자들로부터 확인 전화 등이 쇄도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것.
지난 29일 공시에서 당좌거래 정지 대상 업체에 금호산업과 대림산업이 올랐다. 그런데 한 주식투자 정보사이트에서 충남지역 소재 중소기업인 금호산업의 당좌거래정지를 시공능력순위 13위인 금호산업으로 착각, 회사로고까지 첨부해 당좌거래정지업체로 표시한 것.
이 때문에 금호산업 본사로 투자자 등의 확인 전화가 빗발쳤고 재무파트에서는 영문도 모른 채 해명하느라 곤욕을 치렀다. 이 정보사이트에 금호산업이 노출된 시간은 이날 오후 5시에서 7시 사이로 2시간 정도였다. 금호산업측은 뒤늦게 문제의 진원지가 이 정보사이트라는 것을 확인하고 강력하게 항의해 내용을 고쳤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이날 주가가 9000원대로 약세를 면치 못해 분위기도 좋지 않았는데 뜬금없이 당좌거래정지업체로 몰려 황당했다”면서 “최근 건설업계에 각종 설(설)이 난무하고 있어 잘못된 정보로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림산업 역시 같은 이름의 회사 때문에 오해를 사기도 했다.
전남 담양에 있는 골재채취업체 대림산업㈜이 당좌거래정지를 당했는데 일부 투자자들이 시공능력순위 5위인 대림산업으로 착각해 확인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대림산업은 최근 화의설 등으로 피해를 보았는데 이번에는 동명이사 때문에 오해를 받은 것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자 개별 건설업체에 대한 온갖 루머가 생겨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인데 이 같은 일이 벌어지면 회사 이미지에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투자자들도 회사 이름뿐만 아니라 대표자와 주소지 등을 확인하는 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hin@fnnews.com 신홍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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