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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검증의정서 합의 실패



북핵 검증의정서 마련을 위한 제6차 6자회담 3차 수석대표회의가 끝내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회담 소식통은 11일 “오늘 오후 다시 수석대표 간 회의를 열고 쟁점에 대해 논의했으나 검증의정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도 중국 서우두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에 기자들과 만나 검증의정서 작성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다른 회담 소식통은 “현재 회의는 끝났고 포토세션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검증의정서 채택에는 실패했지만 의장국인 중국이 지난 4일 동안의 회의 결과를 모은 의장성명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의장성명은 △검증의정서 △비핵화 2단계 마무리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등 주요 의제별 토의 내용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핵심의제인 검증의정서와 관련된 내용이 담기지 않거나 미흡한 내용이 포함되는데다 일부 국가들이 문서의 형식과 문안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어 낮은 수준의 문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당초 북한이 이날 오전 입장을 담은 ‘의견문’을 중국 측에 제출해 새로운 국면을 기대하기도 했지만 북한의 의견이 소위 ‘국제적 기준’에 미흡하고 일본이 보다 ‘명확한 표현’을 요구하면서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제출한 의견문은 △시료채취를 포함한 검증의정서에 대해 논의할 의지가 있으며 △경제·에너지 제공과 검증의정서를 연계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오전 전화통화를 갖고 합의문서 채택과 관련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북핵 검증을 위한 의정서를 마련하고 ‘비핵화 2단계 마무리와 3단계의 연결’을 목표로 했던 6자회담의 목표는 달성하지 못하게 됐다.

또 차기 회담 일정도 잡지 못할 경우 미국 오바마 신정부 출범 등의 상황을 감안할 때 6자회담이 장기 교착 국면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의견 제시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현 단계에서 검증방법에 포함시켜야 할 시료채취를 완강히 거부했고 검증주체와 대상 등에 대해서도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sykim@fnnews.com 김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