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27, 28일 이틀에 걸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역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해 280여 명이 사망하고 800명 이상이 부상했다.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후 41년 만에 이 지역에서 최대 규모의 희생자가 발생한 것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긴급회의를 열고 분쟁 종식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등 국제사회가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이스라엘은 이날 각료회의에서예비군 6500명의 동원령을 승인하고 가자지구 접경지대로 지상군 병력을 집결시키는 등 지상작전에 돌입할 태세다.
이스라엘의 폭격에 맞서 가자지구의 하마스는 이스라엘 남부지역으로 로켓탄 수십 발을 쏘아 올리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결사항전에 나설 것임을 다짐해 양측의분쟁은 전면전을 향해 치닫고 있다.
■이틀 연속 공습으로 희생자 속출
이스라엘은 27일에 이어 28일 새벽부터 공군기들을 동원, 하마스가 운영하는 알-아크사 TV 방송국과 이슬람 사원(모스크) 등을타격하는 등 하마스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다.
앞서 이스라엘 헬리콥터 부대는 27일 밤 가자지구 4곳의 금속공장에 미사일을발사해 파괴했다.
이스라엘은 문제의 금속공장이 로켓탄을 제조하거나 보관하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국방부 대변인실은 28일 “(가자지구 내) 무기고와 로켓 발사 진지 등하마스의 보안시설물이 주요 공격 대상이었다”면서 “(이틀 동안) 가자지구의 230여곳을 폭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의 파상적인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는 최소 286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8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팔레스타인 응급구호기관 책임자의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망자 중에는 민간인이 15명 이상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상군 가자지구 진입 임박
이스라엘은 28일 오전 각료회의를 열고 예비군6천500명의 동원령을 승인했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이미 가자지구 접경지대와 인접한 마을들에는 예비군들이배치됐다면서 새로 동원되는 예비군들은 정규군의 작전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일간 하레츠에 말했다.
가자지구 접경지대에는 보병부대와 기갑부대들이 속속 집결하는 게 관측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바라크 장관은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에게 하마스와 휴전을 할 것이냐고 묻는 것은 미국에 알-카에다와 휴전을 할 것이냐고 묻는 것과 같다”며 “가자지구에 지상군 투입이 필요하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는 하마스는 결사항전을 선언했다.
파우지 바룸 하마스 대변인은 가자지역의 라디오에 “마지막 피 한 방울이 남을 때까지 저항을 계속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마스의 고위급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흘러나오기 시작한 지난주 초부터 이스라엘의 표적 공격을 피하기 위해 은신에 들어간 상태다.
하마스 정부의 총리인 이스마일 하니야는 전날 시내 모처에서 라디오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박살 내고 팔레스타인 수천 명을 죽인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대로 물러서거나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팔레스타인인들의 항전을 촉구했다.
이스라엘의 암살 공격을 피해 시리아에서 망명 활동 중인 하마스의 최고 지도자칼리드 마샤알은 이날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시온주의 적에 대항해제3차 인티파다(봉기)를 전개해달라”고 호소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80여 발의 로켓탄과 박격포를 발사해 이스라엘인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했다.
■유엔·국제사회, ‘군사행동 중단’ 촉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리비아의 요청을 받아들여 27일 오후 10시(현지 시각) 긴급회의를 열고 가자지구 사태를 논의했다.
유엔 안보리는 회의를 마친 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모든 폭력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가자지구에서의 모든 군사행동을 즉각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과 러시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도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모두 폭력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8일 삼종기도(Angelus)를 통해 “폭력사태가 종식되고 가자지구에 휴전이 복귀되길 간구한다”면서 “국제사회가 막다른 골목에 처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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