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부자 되세요.”
기축년(己丑年) 새해가 밝았다. 올해의 화두는 ‘불황극복’이다. 하지만 건강해야 불황을 이겨낼 수 있다. 건강을 챙겨야 의욕적으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리미리 계획표를 짜서 건강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월별로 조심해야 할 질병과 예방대책을 알아본다.
■1월-독감과 싸움
1월은 독감을 주의해야 한다.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외출 후엔 반드시 양치질과 손을 씻는다. 비타민 보충을 위해 야채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한다. 건조한 실내공기는 독감에 좋지 않기 때문에 가습기로 실내 습도를 조절한다. 1월은 또 뇌혈관질환(뇌졸중)과 심혈관질환(심근경색, 협심증)에 의한 사망률이 매우 높다. 따라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협심증을 앓고 있거나 뇌졸중의 과거력이 있는 환자들은 갑자기 추운 곳으로 나가거나 급격한 운동은 삼가야 한다.
■2월-로타바이러스 백신 접종
2월에는 5세 이하의 어린이에서 ‘로타바이러스’로 인한 장염이 발생하기 쉽다. 로타바이러스는 감염된 사람의 배설물이 손에 묻어 입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따라서 외출 후에는 손을 깨끗이 씻고 물건의 표면을 염소계 소독제를 이용해 닦아준다. 로타바이러스는 생후 6∼32주 내 3회 먹는 백신을 투여해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에 영유아에게 반드시 접종하도록 한다. 어린이들 방학기간을 이용해 학업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축농증이나 중이염, 비염 등을 미리 치료한다. 취학 전 어린이는 필요한 예방접종을 미리 해둔다.
■3월-나른한 춘곤증
3월에는 긴 겨울을 지낸 우리 몸이 봄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춘곤증이 발생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냉이, 달래, 미나리, 도라지 등의 봄나물과 신선한 채소, 과일 등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 소식,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충분한 수면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낮 시간에 잠깐 눈을 붙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4월-알레르기 비염 조심
꽃가루가 날리기 시작하는 봄에는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이 발생하기 쉽다. 어린이는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고 불필요한 실외활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외출 후 손과 얼굴을 깨끗이 닦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증상이 심한 성인은 의사와 상의해 3월 초부터 4월 말께까지 ‘항히스타민제제’를 복용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황사가 심할 때는 가능한 한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후에는 꼼꼼하게 세안한다.
■5월-어린이 수막염 주의
산이나 들로, 또는 공원으로 나갈 때는 벌을 비롯한 각종 곤충, 벌레, 뱀 등에 많이 물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외출을 할 때는 곤충을 자극할 수 있는 화려한 색의 옷을 피하고 짙은 향수도 가급적 뿌리지 않는다. 봄볕의 자외선도 여름철 못지않게 강하므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도 좋다. 특히 어린이는 바이러스성 수막염을 주의해야 한다.
■6월-뇌염백신 접종
뇌염모기 활동이 시작되는 시기다. 따라서 뇌염백신을 맞아야 한다. 뇌염백신은 생후 12∼24개월에 1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하고, 12개월 후 3차 접종을 한다. 이후 6세와 12세에 각각 1회 더 접종해 예방한다. 초여름에 기승을 부리는 눈병을 예방하기 위해선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 최고다.
■7월-식중독 조심
고온 다습한 장마철이 시작되는 7월에는 식중독과 곰팡이 균 감염 등에 주의해야 한다. 식중독 예방은 개인위생이 가장 중요하다. 조리 기구나 행주는 주기적으로 열탕소독 또는 일광소독을 해야 한다. 이 시기엔 오염된 조개나 굴, 생선 등을 날로 먹는 것을 피한다. 햇살이 강하므로 피부 일광화상을 막기 위해 외출 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
■8월-유행성 각결막염 유행
유행성 각결막염이 발생하는 계절이므로 손을 자주 씻도록 하고 손으로 눈을 비비지 않도록 해야 한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수영장이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감염되기 쉽다. 또 지나친 냉방으로 냉방병이 생기기 쉬우므로 실내외 온도 차이는 5도를 유지하도록 한다.
■9월-가을철 열성 질환 주의
일본뇌염이 발생하기 쉽다. 이 뇌염은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다. 따라서 6월께 미리 예방접종을 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또 유행성출혈열이나 렙토스피라증, 쓰쓰가무시병 등 가을철 열성 질환이 나타날 수 있어 산과 들에 나갈 때는 반드시 긴 소매 옷을 착용한다. 잔디밭이나 풀밭에 앉거나 눕지 않도록 한다. 돌아오면 반드시 옷을 세탁한다.
■10월-독감 예방접종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이다. 이때 어린이나 노인은 독감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늦어도 11월까지는 접종을 마쳐야만 예방이 가능하다. 2세 이하의 유아에겐 급성 세기관지염 발생이 증가할 수 있으며 5세 미만의 어린이에서는 크룹이라는 후두기관염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적절한 실내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11월-피부건조증 신경
실내 난방을 시작하는 시기다. 이때 실내가 건조해지면서 안구건조증이나 피부건조증이 발생하기 쉽다. 지나친 난방을 피하고 가습기 등을 이용해 적절한 습도를 유지해 주는 것이 좋다. 아토피나 피부건조증이 있는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비누 사용을 줄이고 샤워 후 오일이나 로션 등을 충분히 발라 보습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 의료보험공단에서 2년마다 시행하는 검진도 받아야 한다.
■12월-호흡기·심혈관질환 주의
연말연시에는 술자리가 많아져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술자리는 1주일에 2회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 혈압이 올라가거나 심근경색증, 뇌졸중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심혈관질환, 호흡기질환,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도움말=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선우성 교수,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최희정 교수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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