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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정신분열 병력 공무원 동료살해, 임용권자 책임없다”

정신분열증 때문에 휴직했다가 복직한 소방공무원이 동료를 살해했더라도 복직을 명한 임용권자에게 피해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27일 정신분열증을 앓은 적이 있는 동료소방관에 의해 살해된 A씨의 유가족들이 임용권자인 서울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망상형 정신분열증을 앓았던 B씨가 복직과정에서 병원으로부터 완치증명서를 제출했고, 서울시는 그 진단서 내용을 믿고 B씨의 복직을 결정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복직과정에서 서울시에 관리·감독상 주의의무 위반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B씨가 10여년 전에 정신분열증으로 휴직한 바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서울시가 B씨의 정신분열증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고 재발시 폭력적인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고 예상, 직속상관·동료들에게 복직 전에 앓았던 정신질환의 종류와 특성을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중부소방서 소속 공무원이던 A씨는 2003년 6월말 과거 정신분열증을 앓아 휴직한 뒤 복직한 병력이 있는 동료 B씨와 같이 상황근무를 하던 중 B씨에 의해 11차례나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이에 따라 유족들은 임용권자인 서울시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yccho@fnnews.com조용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