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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두산 지주회사’ 대표 유력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이 오는 4월 초 출범 예정인 두산그룹 지주회사 ㈜두산의 대표로 선임될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새로 출범하는 지주회사 ㈜두산의 대표가 지주회사 체제 이후 사실상 두산그룹의 첫 회장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두산그룹은 지난 2005년 ‘형제의 난’ 이후 공식적으로 그룹 회장제를 폐지했다. 이전까지는 박용곤, 박용오, 박용성 회장 등이 돌아가면서 그룹 회장 자리를 맡아 왔다.

1일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3월 중 주총과 이사회를 통해 4월 초 출범하는 지주회사 ㈜두산의 새로운 대표이사 선정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3월 말 주총이 열리기 14일 이전에 두산 주주들에게 올해 주총의 주요 안건인 지주회사 전환 및 신규 대표이사 선임건 등에 대한 안건을 통보할 예정이다.

지주회사 ㈜두산을 이끌 그룹 회장의 가장 유력한 후보자는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이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에서 물러났던 박용성 회장은 중앙대 이사장에 이어 최근 대한체육회장까지 맡으면서 대외활동 면에서 두산을 대표하는 얼굴로 확실히 다시 자리매김했다. 덕분에 이달 말 중 주총에서 새로 선임된 이사들이 박용성 회장을 지주회사 대표로 선출할 가능성이 크다.

그가 지주회사 체제 두산그룹의 대표로 공식 명함을 가질지 여부는 전적으로 본인의 의지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박 회장은 새로 맡은 대한체육회장 업무를 파악하는 등 새로 해야 할 일들이 적지 않다.

그는 한 번 맡은 일은 모두 직접 챙기는 ‘워크홀릭’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박 회장은 중앙대 이사장 취임 후 중앙대를 5위권 대학으로 만들겠다면서 1주일에 두 번 이상을 학교 이사장실로 출근하는 등 부지런함을 보여 왔다.

그는 최근까지 1주일에 2∼3일은 중앙대 이사장실에서, 나머지는 그룹 내에서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등과 형제경영을 해왔다. 지주회사 대표로 부임하면 ㈜두산 및 두산중공업의 회장 역할까지 함께 해야 한다.

두산그룹은 박용곤·박용성·박용현·박용만 등 3세 형제들을 주축으로 움직이고 있다.

‘형제의 난’ 이후 박용오 전 두산회장과 그의 두 아들은 제명됐지만 정원·지원·진원·석원·태원·형원·인원 4세 경영인들이 경영일선에 전진 배치되며 가족경영이란 큰 틀 가운데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두산은 지주사 체제 전환과 맞물려 그룹 4세들로의 승계구도도 급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박용성 회장이 여러모로 그룹 내에서 챙겨야 할 일이 한두 가지 아닌 셈이다.


박 회장이 대회활동 폭을 높이기 위해 지주회사 두산의 경영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거나 공동경영을 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 경우 그동안 ㈜두산이 회장직을 두지 않고 비모스키 부회장과 강태순 부회장 체제로 유지된 것과 비슷하게 움직이게 된다.

두산 관계자는 “지주회사 체제에서 누가 대표를 맡게 될지는 회사 내부적으로 전혀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 “다만 박 회장의 의지에 따라서 구도가 많이 좌우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