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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재선거 후보사퇴 종용 논란

4.29 경주 재선거를 앞두고 친이-친박측간 후보사퇴 종용 논란이 불거지는 등 내홍 조짐이 일고 있다.

친박 성향의 무소속 정수성씨는 31일 한나라당측으로부터 ‘후보 사퇴’를 종용받았다고 주장한 반면, 후보사퇴를 종용한 것으로 지목된 당사자들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다.

정씨는 이날 오후 경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 이명규 국회의원이 후보 사퇴를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난 29일 낮 12시45분께 이상득 의원으로부터 이명규 의원을 만나보라는 연락이 왔고, 그날 오후 4시께 이명규 의원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고 같은 날 오후 8시 경주의 한 일식집에서 이 의원을 만났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씨는 “그 자리에서 이 의원은 저에게 이번 경주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사퇴를 권유했고 저는 단호히 거절했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가 관여됐는지를 경주시민 앞에 진솔하게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씨가 후보사퇴를 종용한 당사자로 지목된 이명규 의원은 한 언론인터뷰에서 정씨를 만난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정씨가 정치를 시작하기도 전 정치공작을 먼저 하는 것이며 나쁜 사람이다. 정종복 전 의원이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되고 나서 지지율이 밀리니까 급한 마음에 쇼를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 의원은 정씨를 만난 이유에 대해 “일요일인 29일 오전 경북 영천에 있었는데 이상득 전 부의장이 전화를 걸어와 ‘경주에 가서 정씨를 만나 무슨 얘기를 하는지 들어보라’고 해서 만났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내가 사퇴를 종용했다면 회유나 협박을 해야 하고, 어느 자리를 준다든가 무슨 건수를 들어 구속시킨다고 해야 하는데 그런게 어디 있었나. 자꾸 그런 주장을 하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에게 정씨를 만나보라고 권유한 이상득 전 부의장은 이날 “정씨가 먼저 내게 연락을 해와서 만나자고 요청을 해와 이 의원에게 무슨 얘기를 하는지 들어보라고 보냈을 뿐”이라며 정씨의 주장에 대해 “육군대장 출신으로서 선거판에 이렇게 하는 것은 점잖지 못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 전 부의장은 “지난 22일 저녁에 정씨가 내게 전화를 걸어와 ‘꼭 만나뵙고 싶다’고 요청해 23일 밤 9시에 만나기로 약속을 했었다. 그런데 그날 자정 넘어 우리 비서에게로 다시 연락해 ‘내가 성급했다. 내일 만나지 않겠다’라며 약속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부의장은 또 “그후 일요일인 29일 정씨에게 전화를 걸어 ‘이명규 의원은 내가 믿는 사람이고, 친박도 친이도 아닌 사람이다. 할 얘기가 있으면 이 의원을 만나서 다 하라’고 얘기하고 마침 지방에 있던 이 의원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의원이 후보사퇴를 종용했다는 정씨 주장에 대해 “이 의원이 사퇴를 압박한다고 육군대장 출신한테 압박이 되겠느냐. 말이 안되는 얘기”라며 “그리고 내가 정씨를 만나자고 한 것도 아니고 그쪽이 먼저 보자고 요청을 해 사람을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