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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노조,본부장 폭행..거래소는 ‘외면’



한국거래소 신임 본부장이 출근 첫날 거래소 노조간부로 부터 심한 폭언과 폭행을 당한 사실이 밝혀져 파장이 일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주총에서 선임된 한국거래소 P본부장이 지난 4일 출근 첫날 이사장실에서 신임인사를 하던 중 노조간부 U씨가 찾아와 P본부장에게 “죽여 버리겠다”는 등의 심한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U씨가 간부로 있는 거래소노조는 그동안 본부장 선임을 강력 반발해왔다. U씨는 이어 이사장실의 집기를 내던지는 등 난동에 가까운 소란을 피운후 점심시간 로비에서 만난 P본부장에게 다시 폭행을 가했다. P본부장은 “폭행을 피하는 과정에서 넘어져 상처가 났다”고 주장했다. 폭행 당시 주변에는 거래소 임직원 10여명이 지켜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광경을 지켜본 한 직원은 “P본부장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중 갑자기 U씨가 나타나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P본부장을 폭행했다”고 말했다.

U씨는 이어 지난 6일에는 또 다른 본부장 J씨의 21층 집무실로 찾아가 문을 안에서 걸어 잠그고 본부장을 넘어트린 후 1시간20분 가량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J씨는 “U씨가 갑자기 사무실로 찾아와 할말이 있다며 주변의 직원을 내보내고 문을 안에서 걸어 잠근후 집기를 내던지고 난동을 피우더니 갑자기 나를 바닥에 눕히고 멱살을 잡고 뺨을 문지르는 등 물리적 압박을 가했다”며 “심한 모멸감과 모욕을 느꼈고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공포를 느꼈다”고 말했다.

두 본부장은 이같은 폭행에 대해 그냥 넘어갈수 없는 일이라며 경찰에 고소절차를 밝고 있다.

U씨는 이에 대해 “싸움한게 아니다. 밀고 당기기했을 뿐이다. 때릴 수 있는 장소가 아니었으며 10여명이 가로막고 있어 칠수 없었다”고 말했다. U씨는 이어 “의견 충돌 과정 중에 몸 싸움이 난 것뿐이다. 나도 온 몸에 멍이 들어 진단서까지 발부 받았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한국거래소 측의 태도. 거래소는 폭행사태가 발생하자 진상을 파악할 생각은 않고 당사자간에 해결할 사적인 문제라며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 폭행사실이 맞다면 조직을 뒤흔들 하극상이 발생했는데도 거래소는 진상조사와 사태수습, 재발방지, 징계 등의 조치에 나서기는 커녕 이같은 사실이 알려질까 쉬쉬하기에 급급한 상황.

거래소 한 관계자는 “회사간부를 폭행한 노조간부를 회사측이 나서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노사관계에 악영향을 미칠까봐 눈치만 보며 개인간의 문제로 미봉하려 하고 있다”며 “폭행사실이 알려진 이후 부끄러워 얼굴을 들고 다닐수가 없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폭력사태를 두고 일반기업에서는 상상조차 할수 없는 일이라며 거래소 노조의 이해할수 없는 작태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본부장 추천위원회와 주주총회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 금융위원장이 임명한 본부장을 노조간부가 출근저지하며 폭언?폭행한 것은 적법한 절차를 무시하고 폭력으로 의사를 관철하겠다는 노조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대표사례라는 지적이다. 두 본부장은 노조간부의 저지로 사무실로 출근하지 못하고 거래소 주변에서 업무 보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 노조는 2005년 4개기관이 통합하면서 단일노조(옛 증권거래소+코스닥시장)와 통합노조(옛 코스닥위원회+선물거래소) 2개로 나뉘었으며 옛 증권거래소직원이 주축이 된 단일노조 측에서는 본부장 후보자 2명에 대해 부적절한 인사라면서 강하게 반발했었다.

/sdpark@fnnews.com 박승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