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광재 의원은 26일 지인 등에게 보낸 옥중서신에서 “저는 이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닿는 곳마다 촛불 밝혀 기도하고, 맑은 기운이 있는 땅에 돌탑을 지을 것”이라며 ‘사람 사는 세상’을 꿈꿨던 노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 것을 다짐했다.
이 의원은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돼 지난 3월 26일 구속 수감됐으며 검찰 조사 과정에서 결백을 주장하며 의원직 사퇴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 의원은 “좋은 나라 가세요. 뒤돌아 보지 말고 그냥 가세요. 못다한 뜻, 가족, 단심(丹心)으로 모시는 이들이 있을 것”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그는 21년전 그의 나이 23살 때 노 전 대통령과의 첫 만남을 떠올리며 “부족한 게 많지만 같이 살자고 하셨지요. ‘사람사는 세상’ 만들자는 꿈만 가지고 없는 살림은 몸으로 때우고 용기있게 질풍노도처럼 달렸습니다. 불꽃처럼 살았습니다”라고 회고했다.
이어 “‘남기신 씨앗’들은, ‘사람사는 세상 종자’들은 나무 열매처럼, 주신 것을 밑천으로 껍질을 뚫고 뿌리를 내려 ‘더불어 숲’을 이룰 것입니다”라며 “다람쥐가 먹고 남을 만큼 열매도 낳고, 기름진 땅이 되도록 잎도 많이 생산할 것”이라며 고인의 뜻을 받들겠다는 다짐을 담았다.
그는 생전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을 떠올리며 “나라를 사랑하는 남자, 일을 미치도록 좋아하는 사나이, 항상 경제적 어려움과 운명같은 외로움을 지고 있고, 자존심은 한없이 강하지만 너무 솔직하고 여리고 눈물많은 고독한 남자”라며 “존경과 안쓰러움이 늘 함께 했었다”고 회고했다.
고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그는 “최근 연일 벼랑 끝으로 처참하게 내 몰리던 모습, 원통합니다.
원망하지 말라는 말씀이 가슴을 칩니다. 잘 새기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바르게, 열심히 사셨습니다. 이젠 ‘따뜻한 나라’에 가세요. 이젠 ‘경계인’을 감싸주는 나라에, ‘주변인’이 서럽지 않은 나라에 가세요”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khchoi@fnnews.com최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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