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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 박연차,법정서 이광재에 거듭 ‘사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자신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민주당 이광재 의원에게 법정에서 사죄했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홍승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박 전 회장을 상대로 4시간 가량 신문이 진행됐다.

이날 공판은 박 전 회장이 2004∼2008년 사이 이 의원에게 서울 롯데호텔(5만)과 베트남 태광비나(5만), 뉴욕 강서회관(2만)에서 모두 12만 달러를 전달하고, 지난해 18대 총선 당시 측근인 정승영 정산개발 사장을 통해 2000만원을 제공한 공소사실을 둘러싸고 날선 공방이 벌어졌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신문에서 시종일관 “돈을 준 게 맞다”고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박 전 회장은 변호인이 돈을 전달했다고 주장한 당시 상황들을 장면 단위로 조목조목 따져 묻자 “기억이 안난다”거나 “돈을 받았는지 나중에 확인하지 않았다”며 정확한 진술을 피했다.

직접 신문에 나선 이 의원은 박 전 회장과의 비화까지 공개하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이 의원은 지난 2002년 대통령선거 당시와 2003년에 각각 2억원을, 2004년 국회의원 시절 의원사무실에서 1억8000여 만원을 제공하려던 것을 거절했던 기억을 상기시키자 박 전 회장은 “맞다”고 시인했다.


이어 이 의원은 “지난해 부산 롯데호텔에서도 ‘양주를 가져가라’는 말에 행여 양주박스에 돈이 들어 있을까봐 뿌리쳤다”며 “이런 내가 해외에서 내가 돈을 받을리가 있느냐”고 박 전 회장을 몰아세웠다.

박 전 회장은 “이 의원에게 고개숙여 미안하고, 지금 생각하면 수 차례 10억원이 넘는 돈을 주려 했던 게 내 자신도 이해가 안된다”며 거듭 미안함을 전했다.

재판부가 과거에는 억대의 돈을 제공하려 했던 데 비해 공소제기된 자금의 규모가 적어진 이유를 묻자 “과거에는 정치하는데 쓰라고 준 돈이지만 전달된 돈은 그냥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주는 ‘용돈’으로 생각해 줬다”고 밝혔다.

/cgapc@fnnews.com 최갑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