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존엄사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확정, 발표했다.
세브란스병원이 뇌사환자와 여러 장기가 손상된 만성질환자에 대해 연명치료 중단 가이드라인을 처음으로 만든데 이어 서울대병원도 이에 동참한 셈이다.
서울대병원은 말기 암환자뿐만 아니라 뇌사 상태 환자, 말기 만성질환자도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무의미한 연명치료의 중단에 대한 진료권고안’을 최종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하지만 병원 측은 생명을 단축시키려는 의도를 갖는 안락사, 환자의 자살을 유도하는 의사조력자살은 어떤 상황에서도 존엄사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환자가 편안하게 임종을 맞이할 수 있도록 호스피스-완화의료의 필요성에 대해 환자 및 보호자에게 설명하도록 권하고 있다.
이 권고안은 환자의 질환상태와 의사결정능력 등을 고려해 △사전의료지시서에 근거해 진료현장에서 결정이 가능한 상황 △환자의 추정적 의사를 판단해 진료현장에서 결정이 가능한 상황 등 4가지 상황으로 구분, 의사결정을 하도록 정했다.
특히 환자의 평소 가치관이나 신념 등에 비춰볼 때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것이 최선의 이익에 부합되고 환자가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에는 환자의 대리인이 사전의료지시서에 서명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인공호흡기 등 특수연명치료에 의존하는 식물인간 상태나 의사표현이 어려운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 의료윤리위원회의 의학적 판단을 받도록 규정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지난 5월 19일부터 말기암 환자를 대상으로 사전의료지시서를 받아 연명치료를 중단했다. 현재까지 11명의 말기암 환자가 사전의료지시서를 작성했고 이 중 7명이 연명치료 없이 임종한 것으로 집계했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허대석 교수는 “서울대병원의 진료권고안이 연명치료에 대한 논란을 줄이고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데 기여하기를 기대한다”며 “환자들이 편안하게 임종을 맞이할 수 있게 호스피스-완화의료제도가 획립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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