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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과실로 태아 사망..의사에 과실치상혐의 적용안돼”



의료과실로 인해 임산부 뱃속의 아이(태아)가 사망을 했더라도 이를 임산부에 대한 상해로 볼 수 없으므로 의사에게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21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의사 이모씨와 강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각각 선고유예를 결정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청주지법 본원 합의부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태아의 사망이 산모인 박씨에 대한 상해가 된다고 보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에 대해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태아와 모체의 관계 또는 상해의 개념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형법은 태아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행위가 임산부 신체의 일부를 훼손하는 것이라거나 태아의 사망으로 인해 태아를 양육, 출산하는 임산부의 생리적 기능이 침해돼 임산부에 대한 상해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이씨 등은 2006년 5월 병원 응급실에서 임신 32주인 박모씨가 복부에 지속적으로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데도 태아감시장치로 태아와 박씨의 상황을 계속 점검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고 내진과 초음파 검사만 실시해 결국 태아를 사망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검사는 태아를 사망에 이르게 한 이씨 등의 행위가 산모인 박씨에 대한 상해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씨 등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상죄로 기소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