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이나 채소를 직접 섭취하지 않고 비타민류 등의 항산화제만 먹으면 암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명승권·김열 연구팀은 1985년 이후 2007년까지 국제학회지에 발표된 항산화 보충제의 암 예방효과 논문 31개(22개 대조군 임상시험)를 분석한 결과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은 31개 논문에 발표된 총 16만여명의 임상연구 대상자 중 ‘항산화 보충제’를 사용한 8만8000여명과 대조군(위약군 혹은 비사용군) 7만2000여명의 대조군(위약군 혹은 비사용군)을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비타민A, 비타민E, 베타카로틴, 셀레늄 등 항산화 보충제를 섭취한 사람들은 대조군에 비해 암 발생의 상대 위험도가 0.99(95% 신뢰구간)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항산화 보충제의 복용은 방광암의 발생을 1.52배 (95% 신뢰구간, 1.06∼2.17) 정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승권 전문의는 “미국 암협회도 지난 2005년 암 환자가 암 치료 중 비타민이나 기타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고 치료효과도 감소시키기 때문에 복용을 금지했다”며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금연, 절주, 싱겁게 먹기, 과일과 야채의 충분한 섭취, 규칙적인 운동 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논문은 종양학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종양학 연보(Annals of Oncology)’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용어설명/항산화제=세포의 산화를 느리게 하거나 막아주는 물질. 특히 활성산소종(ROS)에 의한 세포막의 지질, 단백질, DNA의 산화적 손상을 막아줌으로써 암 예방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보통 항산화물질은 과일과 채소에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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