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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쌀 소비 확대책 시급/윤경현기자



“외식업체들이 손님들에게 디저트로 떡을 주는건 어떨까.”

지난 6월 말 외식업계와의 등반 행사가 끝난 뒤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외식업체 관계자들에게 던진 말이다. 쌀 재고가 늘어나는데 따른 정부의 고민을 짐작할 수 있다.

지난 1970년대만 해도 부족해서 난리를 쳤던 쌀이 왜 이렇게 남아도는 것일까. 무엇보다 주식용 쌀의 소비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쌀 소비량은 75.8㎏에 그쳤다. 98년 1인당 쌀 소비량이 99.2㎏이었으니 불과 10년만에 소비량이 23.4㎏나 감소한 셈이다.

이처럼 쌀 소비량이 줄어드는 이유는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산업화·도시화로 대가족제도가 붕괴됐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식생활의 변화가 가장 핵심이다. 고등학교 1학년인 조카는 올해 초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야 살이 빠진다”며 “앞으로 밥은 반공기만 먹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이를 실천하고 있다.

정부가 쌀 소비 증대를 위해 쌀 가공산업 육성, 나아가 쌀 수출을 추진하고 있지만 당장 소비가 ‘확’ 늘어나기란 쉽지 않다.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베트남 쌀국수만 봐도 그렇다. 핵심재료인 쌀국수는 국산 쌀로 만든 것이 아니다. 가격경쟁력도 그렇지만 품종이 달라 기존 베트남 쌀국수처럼 만들 수가 없는 탓이다.


쌀 문제는 비단 농업·농민만의 문제가 아니다. 더 늦기 전에 우리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소비 확대를 위한 획기적인 묘안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생각해본다. 과연 밀가루와 똑같은 맛과 기능을 가진 쌀은 불가능한 것일까. 밀가루로 만든 라면과 쌀가루로 만든 라면의 맛이 똑같다면 문제는 비교적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은데.

/blue73@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