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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욱 경남고 발전위원장 “경남고 부활,100억 발전기금 조성”



‘용마(龍馬)여! 다시 일어나라’

부산의 명문 경남고등학교가 화려했던 과거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1942년 공립학교로 부산 서구 구덕산 기슭에 개교한 경남고는 올해 개교 67년째를 맞는다.

매년 100명 이상 서울권 대학에 입학하고 김영삼 전 대통령을 배출하는 등 명실공히 부산을 대표하는 명문고로 자리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명성이 희미해졌다.

올해도 졸업생 300명 가운데 수도권 대학 진학생은 11명에 불과하고 서울대는 합격생을 배출하지 못할 정도로 어느덧 ‘그저그런’ 학교로 추락했다.

그러나 부산시민들의 뇌리에서도 잊혀져 가던 학교에 희망의 빛줄기가 비치고 있다.

더 이상 학교의 쇠퇴를 방관만 할 수 없다는 일부 동문들이 의기투합해 지난해 경남고 발전위원회를 출범, 부활의 날갯짓을 준비하고 있는 것.

발전위원회 공동위원장에는 대검찰청 초대 공보관이자 문민정부 시절 YS를 5년 내내 곁에서 보좌한 청와대 사정비서관 출신의 배재욱 변호사(64)가 있다.

배 변호사는 “동문들이 학교의 현실을 걱정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더 늦기 전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위기감에 동문회가 주축이 돼 발전위원회를 만들었다”며 “요즘 부산에 가면 경남고가 어디 있는지 아는 사람이 열에 하나일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남고 쇠락의 원인은 부산지역 개발중심이 해운대 등 외곽으로 이전되면서 우수한 학생들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데 있다”며 “무엇보다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발전위는 부영건설로부터 무상 기부받은 5층 규모의 기숙사 건물(140∼150명 수용) 완공을 앞둬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본격 운영이 가능한 상황이다.

여기에다 우수 교사를 초빙하고 방과 후 사교육을 실시하는 등 하드웨어 구축과 내실 있는 교육프로그램 마련으로 재도약을 노린다는 것이다.


배 변호사는 “다행히 교과별 수업 학교로 지정되면서 부산지역 신입생을 절반까지 선발할 수 있게 돼 기숙사를 중심으로 우수학생을 집중 육성한다는 구상”이라며 “이를 위해 100억원의 발전기금 조성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발전기금은 동문 한 사람씩 지원구좌를 개설하거나 특별 기부금을 받는 방식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배 변호사는 “‘우리 때는 학교가 이렇지 않았다’는 한탄만 늘어놓지 말고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 후배들이 다니고 싶은 학교로 만들기 위해 모든 동문의 일심동체의 마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