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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예금-CMA ‘고객유치전’ 승자는



은행권과 증권사 간 자금확보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600선을 오르내리면서 펀드 환매 압력이 커지고 있는 데다 시중금리의 가파른 상승세로 정기예금 및 채권형펀드의 수익률 경쟁력이 추락하면서 수익률이 높은 금융상품으로 자금이 대거 이동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권이 지난해 9∼10월 6%대의 고금리로 예치한 20조원 규모의 특판 정기예금의 대규모 만기가 다가오고 있어 이를 잡기 위한 샅바싸움이 치열하다.

■20조원 규모 정기예금 놓고 경쟁 후끈

1일 증권업계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은행권은 만기가 속속 다가오고 있는 고금리 특판 정기예금 자금을 재유치하기 위해 정기예금의 금리를 상향 조정하는 등 선공에 나섰다.

이에 맞서 증권사들은 평균 연 5%에 달하는 고수익률을 제공하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특판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면서 자금 경쟁에 맞불을 지피고 있다.

최근 시중금리 상승으로 낮은 금리에 실망한 시중자금이 정기예금에서 속속 빠져나와 주식과 부동산 시장으로 넘어가고 있는 데다 높은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이 높아져 기존 금리 수준으로는 이를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

이처럼 자금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자 은행권은 최근 적립식펀드 가입자를 중심으로 고객들에게 환매를 권유하며 여기서 빠져나온 자금을 다시 정기예금으로 재유치하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실제 펀드투자자 김창섭씨(가명)는 “최근 거래은행 직원이 전화를 걸어 펀드만기가 도래했다며 이를 해약할지 여부를 묻고 이어 그 자금을 고금리 정기예금에 가입할 것을 권유하던데 실제 자금을 어떻게 운용할까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은행권은 펀드투자자를 공략하는 한편 수성에도 안간힘을 쏟고 있다. 20조원의 만기 자금이 자칫 증권사의 CMA로 대거 몰릴 것을 우려해 고금리 정기예금 상품을 내세워 자금 유치 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는 것.

특히 은행들이 펀드 환매를 통해 자금 확보에 적극 발벗고 나서고 있는 것은 지난해 금융위기로 손실을 경험한 고객들의 펀드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한 데다 지난해 2월 자본시장법 실시 이후로 펀드 판매 업무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기대만큼 효과가 떨어진다는 은행권의 판단 때문이다.

■투자자 높아진 기대수익률 고민되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은행 지점 평가 항목에 펀드 판매 항목이 사라지거나 상당히 줄어들어 자연스럽게 펀드 비중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안전한 정기예금으로 펀드 자금을 재유치하면서 자금 이탈에 대비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증권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3월부터 펀드 환매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자금 재유치에 애를 먹고 있다. 다행히 소액지급결제라는 새 무기를 장착한 CMA에 최근 자금이 몰리면서 그나마 자금에 숨통이 틔우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5%대의 연 수익률을 제공하는 CMA특판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은행의 정기예금 이탈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대우, 현대, 동양종금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은 이러한 특판 CMA의 상품을 통해 유입된 자금을 향후 펀드 등 장기성 자금으로 유도해 자연스레 자산증대를 노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SK증권 염상훈 연구원은 “2008년 10월 은행권에 유입된 정기예금 20조원 중 만기 1년 이상 2년 미만의 자금은 13조원 정도로 이 금액들이 대규모 만기 도래를 앞두고 있다”며 “이 자금의 이탈을 막기 위해 은행들은 총력전을 펼치는 반면 증권사들은 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전면전에 나서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높아진 요구수익률을 맞추는 데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titk@fnnews.com 김태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