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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포커스] 한양대 에리카캠퍼스,學·硏·産 클리스터 모범

▲‘學·硏·産 클러스터’의 성공 모델로 꼽히는 경기 안산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의 공대 학생들이 반도체 설계 및 공정실에서 현장 실습을 하고 있다.
■대학포커스-學·硏·産 클러스터의 모델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어, 공단이 캠퍼스 안에 있네.”

경기 안산 한양대 에리카캠퍼스를 방문한 사람이면 누구나 아름다운 캠퍼스 안에 LG소재부품연구소를 비롯해 한국전기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창업보육센터, 경기테크노파크, 산업전시관 등 학·연·산 클러스터 존을 보고 놀란다. 광활한 캠퍼스와 잘 조성된 녹지공간은 학·연·산 클러스터 존과 어우러져 마치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한 대학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한양대 에리카캠퍼스는 국내 학·연·산 클러스터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꼽힌다. 150여개의 중소기업과 3개의 국책연구소, 1개의 대기업 연구소가 들어와 있으며 대학, 연구소, 기업이라는 세 주체가 한 곳에 유기적으로 모여 새로운 지식과 기술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79년 반월분교 설립을 인가받은 후 1980년 개교한 에리카캠퍼스는 개교 초기부터 산업현장 밀착형 교육을 추구했다. 서울에 본교를 둔 지방 캠퍼스라는 핸디캡을 벗고 일류 대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교수들이 집에도 가지 않고 밤을 지새우며 연구 열정을 불태웠다. 특히 1990년대 중후반 경기테크노파크와 LG소재부품연구소 등을 캠퍼스 안에 유치하며 실용 학풍과 학·연·산 연계를 통한 산학협력 중심대학으로서 기초를 다졌다.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실험실에서 물리 전공 학생이 실험에 몰두하고 있다.

에리카캠퍼스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남태운 부총장에 따르면 개교 초기에는 건물도 몇 채 없는 허허벌판이었다. 학·연·산 클러스터와 캠퍼스의 조화는 지난 30년 동안 발전한 에리카캠퍼스의 위상을 반영한다. 800여명의 입학생으로 시작한 에리카캠퍼스는 현재 9000명이 넘는 재학생들이 생활하는 공간으로 바뀌었고 8개 대학, 18개 학부, 38개의 전공이 설치돼 있다. 졸업생 역시 30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4만6000여명이 배출됐다. 전임교수 346명, 교직원 246명, 그리고 외국인 52명이 생활하고 있다.

남 부총장은 “에리카캠퍼스 30년의 역사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 시간이었다”며 “지금까지의 30년이 튼튼한 기반을 다져온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30년은 미래의 먹을거리인 신성장동력을 찾아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리카캠퍼스가 자랑하는 학·연·산 클러스터란 오랜 기간의 성장과정을 거치면서 학·연·산의 명확한 역할 구분을 통한 네트워크 형성을 바탕으로 신기술과 지식 창출을 가능케 하는 집단을 의미한다. 학·연·산 클러스터 교육프로그램은 이런 네트워크 안에서 학·연·산 구성원에 의해 개발·운영되며 학생들이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현장형, 연구개발(R&D) 중심형, 창업 중심형의 교육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이를 통해 대학 교육의 새로운 모델 제시와 이공계 기피 현상 해소를 기대하며 실무 중심의 맞춤식 교육을 통한 취업 및 창업 활성화, 다양한 진로 제공, 우수한 실용 전문 인력을 배출하게 된다.

▲화학반응 실험에 집중하고 있는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생화학 전공 학생

에리카캠퍼스 산학협력 중심대학 육성사업단의 주요 사업은 △산학협력협의회를 통한 지역산업체 요구 수용 △현장 중심형 프로그램 및 제도 운영 △산업체 연계 기술개발 과제 수행 △애로기술 지도 △공동장비센터 구축(특수분석실·신뢰성평가센터·엔진동력계실·범용장비실) 등을 통한 산업체의 고가장비 활용 증대 △교내 학생들을 위한 특성화 전공·캡스톤 디자인·학연산 클러스터 교육프로그램 운영 △산업체 임직원들을 위한 하이테크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이 있다.

개교 30주년을 맞은 한양대 에리카캠퍼스는 또 다른 비상을 꿈꾸고 있다. 공대 중심 대학이라는 틀에 박힌 이미지에서 탈피해 신문방송학·문화콘텐츠학·의류학·문화인류학·연극학 등 시대가 요구하는 학과를 폭넓게 수용하는 종합대학으로 영역을 넓혀가는 것이다.

에리카캠퍼스 출신 가운데 연예계 톱스타로 성장한 이들이 많은 것도 이 같은 노력의 결실이다. 탤런트 이영애를 비롯해 이병헌, 송윤아, 강동원, 정선경, 김지영, 변소성, 그리고 아나운서 백승주와 개그맨 이상운 등이 에리카캠퍼스 출신들이다.

남 부총장은 “개교 30주년을 맞아 선포한 ‘뉴 한양 2020’의 핵심은 학·연·산·관의 든든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협력 기반을 지속적으로 구축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성공 모델을 창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비상하는 혁신클러스터 캠퍼스로 위상을 정립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noja@fnnews.com 노정용기자

/사진=김범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