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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법조인] 급발진 손배소 승소 강신업 변호사



“지금까지 급발진 사고는 운전자의 거짓말로 치부했던 게 우리 사회의 시각이었죠. 이제는 단순한 소송대리가 아닌 사명감으로 항소심을 준비할 겁니다.”

최근 62세 남자 운전자가 수입차 판매사를 상대로 제기한 차량급발진 사고 손해배상 소송을 승소로 이끈 강신업 변호사(45).

그 자신도 “소송을 맡기 전에는 급발진 주장을 운전자의 거짓말로만 믿었다”며 급발진 사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지적했다.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법 송인권 단독판사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차량 급발진사고에 대해 기존 판례를 깨는 새로운 판결을 내놨다.

과거 급발진 사고소송에서 차량 결함 여부 등 사고원인 입증을 운전자에게 물었던 원칙에서 벗어나 판매사에게 입증 책임이 있다는 상반된 판단을 내린 것이다.

개인사무실을 운영하는 강 변호사는 “운전자는 손해를 보상받겠다는 차원보다 사고 이후 수입차 판매사가 보인 무성의함과 책임회피, 자신이 거짓말쟁이로 몰리는 억울함 등을 심판받기 위해 소송에 이른 것”이라며 “솔직히 승소를 기대하기 어려웠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판결은 공해나 환경, 의료소송처럼 사고원인 규명이 어려운 분야의 원고측 입증 책임을 완화 내지 전환한 판결”이라며 “그동안 여러 급발진 사고를 통해 보수적인 법원도 점차 문제의식을 갖게 된 결과”라고 의미를 뒀다.

강 변호사가 변론과정에서 중점을 둔 것은 배상방법의 차별화와 기계도 인간이 만든 피조물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그는 “금전적 배상보다는 사고가 난 것과 같은 종류의 자동차를 배상 대상으로 청구, 명분을 살리고 40년 넘게 무사고 운전한 운전자의 과실 없음을 밝히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도 운전자 경력과 사고 지역을 3000번 이상 운행한 경험, 사고장소 상황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또 “기계가 아무리 발전해도 완전무결할 수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해 자동변속기어(오토) 차량만 급발진을 일으키는 게 구조상 결함이 아닌 작동상 결함이라는 데 의문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강 변호사는 “제조사들이 지금부터라도 급발진 사고에 근본적인 의문을 갖고 심도 있는 자체 연구를 통해 억울한 피해자가 양산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항소심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