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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모기 극성.. 모기약 여름보다 불티



가을철 모기가 때늦게 극성을 부려 고통을 호소하는 시민이 늘면서 동네 슈퍼에서는 여름철보다 오히려 모기약 판매가 증가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 질병관리본부 등 전문기관들은 계절이 바뀌어도 모기 개체 수의 급감현상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서식지 집중 방제를 당부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오모씨(34)는 14일 “가을에 접어들었지만 모기가 줄어들지 않은채 걸핏하면 들려오는 모기 소리 때문에 모기약을 피우고 지낸다”고 말했다.

강서구에 거주하는 조모씨(45·여)는 “매일 모기 때문에 창문을 열어두지 못하고 있으며 방충망이 있는데 어디서 모기가 들어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북 영덕에 거주하는 안모씨(59)는 “모기가 여전히 많아 자기 전에 꼭 모기약을 뿌린다”고 전했다.

부산에 거주하는 손모씨(38)도 “일반 주택이 아니라 아파트인데도 모기가 아직 많다”며 “아이들이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모기장을 설치하고 모기약을 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모기가 극성을 부리자 일부 할인마트나 동네 슈퍼에서는 여름철에 비해 모기약 판매실적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증가세하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양천구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최모씨(57)는 “모기약이 여름철에 비해 30%가량 더 팔리고 있다”며 “기온이 내려가면서 모기들이 실내로 들어오는 바람에 모기향이나 분무식 모기약에 비해 전기 모기약이 많이 나간다”고 말했다.

양천구 D마트에 근무하는 김모씨(45)는 “여름보다 2배 정도 더 많이 팔리고 있다”고 밝혔다. 인근 A마트에 근무하는 홍모씨(35)는 “여름철과 비슷한 판매실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모기약 제조업체인 H사 관계자는 “주로 소량을 구비해 놓고 있는 동네 슈퍼 같은 소형 매장은 주민들이 모기가 많아졌다고 생각하면 즉각 더 구매하게 돼 매출이 증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을에 모기가 많아졌다고 느끼는 것은 실제 전체적인 개체 수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체감 개체수’가 늘어난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질병관리본부 질병매개곤충팀 관계자는 “여름을 지나 서늘한 날씨를 보이면서 시민들의 경계심이 상대적으로 느슨해진 가운데 모기가 급격히 줄지 않아 많아졌다고 느끼는 것”이라며 “실제 개체수 역시 급격한 감소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도시 모기는 정화조나 보일러실 등에서 서식하다 따뜻해지면 다시 활동하는 등 도시 시설에 의해 모기가 보호를 받는다고 볼 수 있다”며 “아파트 현관이나 엘리베이터 등을 통해 모기가 실내로 들어오는 만큼 서식지에 대한 방제작업 등에 꾸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pio@fnnews.com 박인옥기자 손호준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