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경기침체가 미국 경제에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 경제활동의 핵인 노동시장 회복은 여전히 먼 훗날의 얘기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CNN머니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분석기사에서 미 고용회복은 2012년이 돼야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면서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고용감소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미기업경제학회(NABE)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 절반 이상이 2012년이 돼야 침체 이전 수준의 고용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답했고 3분의 1은 2013년 이후에나 완전한 고용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10년 말까지는 인구증가세를 따라잡을 만큼의 고용증가 수준인 월 1만5000개 일자리 창출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미 경제가 지난해 2·4분기 이후 처음으로 3·4분기 들어 3.5%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섰지만 이처럼 ‘고용없는 회복’이 불가피한 것은 자금경색, 고용시장 변화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번 경기침체는 이전과 달리 금융위기를 동반함으로써 기업들의 자금줄이 말라 고용회복에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고용 원동력인 중소기업들이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 고용을 늘리지 못하는 것도 한 원인이지만 설령 고용을 늘리려 해도 금융위기 뒤 엄청나게 높아진 은행문턱으로 인해 돈을 구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경제정책연구소(EPI)의 노동경제학자 헤이디 시어홀츠는 “금융위기를 동반한 경기침체 상황에서는 고용회복이 훨씬 더디다”면서 “신용경색이 악화하지는 않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이 경직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대기업 역시 사정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 편입기업들의 3·4분기 매출은 1년 전에 비해 10% 가까이, 순익은 18%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이번 경기침체 기간 중 고용주들이 감원에만 나선 것이 아니라 기존 근로자들의 노동시간 역시 줄였다는 점이 급속한 고용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 근로자들의 주당평균 근로시간은 33시간으로 사상 최저 수준이다.
이 때문에 풀타임이 아닌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근로자들은 경기침체 전의 2배가 넘는 920만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EPI의 시어홀츠는 “고용이 증가하기 전에 노동시간이 먼저 늘어날 것”이라며 “노동시간 증가는 선행지수인데 지금 우려스러운 점은 이 노동시간이 아직도 줄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퍼스트 아메리칸 펀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키스 헴버는 “매출이 상승세로 전환한 뒤 고용이 증가세로 돌아서려면 통상 2개 분기가 걸린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고용이 증가세로 돌아서는 것은 내년 상반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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