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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연구진 ‘수술중 각성’ 실마리 찾았다



국내 연구진이 전신마취가 인간의 뇌를 어떻게 무의식 상태로 유도하는지를 알아냈다.

포스텍 물리학과 김승환 교수팀은 서울아산병원 노정규 교수, 미국 미시간의대 이운철 연구원과 공동으로 사람의 전신마취 실험을 통해 무의식 상태로의 전이가 뇌의 정보흐름 경로의 억제에 의해 일어난다는 증거를 처음으로 제시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연구진은 정상인에게 정맥 마취제인 ‘프로포폴’을 주사해 전신마취를 유도한 후 인지를 다루는 전두엽(뇌의 앞부분)에서 감각정보처리를 담당하는 두정엽(뇌의 뒷부분)으로 흐르는 정보의 방향과 양을 측정했다.

그 결과 전두엽에서 두정엽 방향으로의 정보 흐름은 전신마취로 의식을 잃는 것과 동시에 급격히 감소하지만 그 반대 방향 흐름은 항상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는 수술 중 전신마취 상태의 환자의 뇌에서 외부 세계로부터의 감각 정보 등 의식하기 ‘전’의 정보처리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의식한 ‘후’의 정보처리는 강하게 억제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승환 교수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의식 소실의 단계적 과정 등 의식의 핵심 수수께끼를 풀어나갈 실마리를 찾았다”면서 “전신마취된 환자의 각성이 갑자기 돌아오는 ‘수술 중 각성’과 같은 사고를 미연에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의식과 인지(Consciousness and Cognition)’ 12월 1일자에 게재됐다.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