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가격에 이어 빵값이 인하되면서 라면, 제과 등 밀가루를 원료로 한 제품의 가격인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라면·제과 업체는 빵에 비해 밀가루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아 가격인하에 여전히 난색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서민을 상대로 폭리를 취한다는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 가격조정 여부에 대해 정밀검토에 들어갔다.
SPC그룹은 오는 25일부터 파리바게뜨, 삼립식품, 샤니 등 주력회사의 빵 제품 18종의 가격을 4∼10% 인하한다고 20일 밝혔다.
SPC는 2008년 7월 이후 세 차례의 밀가루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밀가루의 원가비중이 높지 않은 점을 들어 가격인하에 난색을 보여 왔으나 정부의 압박(?) 등 비판적 여론이 확산되면서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가격을 내리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SPC가 선제적으로 가격을 내린 만큼 제빵업체들이 잇따라 빵값을 인하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빵값 인하는 라면업체나 제과업체에도 일정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라면업체들은 종전 ‘인하 불가’ 방침에서 ‘정밀검토’로 한발짝 뒤로 물러난 모양새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 가격인하 여부에 대해 현재 결정된 바가 없다”며 “그러나 현재 밀가루는 물론 팜유, 수프 원료로 사용되는 농산물 등 원가요소를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농심 측은 “라면 가격에서 밀가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미만”이라며 “밀가루를 제외한 파, 마늘 등 기타 원자재 가격은 인상돼 사실상 밀가루 값 인하 부분이 많이 상쇄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롯데제과, 해태제과, 오리온 등 제과업체들도 대책 마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과자는 빵이나 라면에 비해 밀가루의 원료 비중이 상재적으로 낮다”며 “밀가루 값 인하로 제조원가가 다소 낮아진 것은 사실이나 설탕 등 기타 재료 값이 올라 가격변동 요인이 없다”고 말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밀가루 외에 설탕 등 기타 원자재 가격이 추가로 안정될 경우 가격인하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라면·제과 업체가 가격을 조정한다면 이는 원가인하 요인보다는 소비자의 가격인하 요구 등 비판여론에 따른 가격인하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yoon@fnnews.com 윤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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