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적으로 불법 영상물을 웹하드 사이트에 올리고 돈을 받는 이른바 ‘릴리즈’ 작업자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릴리즈는 방송, 영화 등 영상물을 웹하드에서 불법 업·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용량을 줄이거나 화질을 높이는 작업을 말한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위재천)는 18일 이 같은 혐의(저작권법 위반)로 릴리즈 작업자 권모씨(37)를 구속 기소하고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이들에게 인터넷 공간을 제공한 혐의(저작권법 위반 방조)로 임모씨(50) 등 웹하드 운영자 5명과 업체 3곳, 2년여 동안 수백건의 불법 영상물을 업로드하고 받은 포인트 등을 통해 수백만원을 챙긴 혐의로 박모씨(30) 등 해비 업로더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권씨는 지난 2007년 1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릴리즈 작업을 거친 영상물을 웹하드에 업로드하고 업체 등으로부터 2억1800만원 상당을 수수한 혐의다. 웹하드 운영자 임씨는 2007년 6월∼지난해 말 이런 수법으로 수백만편의 영화와 드라마 등을 불법 공유토록 하고 이용료 명목으로 68억여원을 챙긴 혐의가 적용됐다.
웹하드 업체들은 클럽 포인트제도, 정액제 등으로 회원들을 모아 업로더들과 수익을 나누는 방법으로 저작권 침해에 동참했고 금칙어 설정도 형식적으로 해 불법 영상물 다운을 눈감아 줬다고 검찰은 전했다.
해당 웹하드 업체들은 또 릴리즈 작업자 스스로 클럽을 개설할 수 있는 공간을 사이트에 별도로 만든 뒤 이 곳을 통해 불법 영상물을 올리면 매달 수백만∼수천만원 상당의 지원금을 제공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유명 릴리즈 작업자를 유치하기 위해 지원금 명목의 금품을 제공한 것은 상호간 조직적 유착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다만 작업기간, 업로드 횟수, 수수 금액 등을 고려해 릴리즈 작업자 중 1명만 구속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 대상 웹하드 업체 47곳 대부분이 방송사와 콘텐츠 제휴계약을 체결하는 등 자정 노력을 하고 있었으나 아직 릴리즈 작업자나 헤비업로더(상습 불법 영상물 유포자)들의 불법행위는 여전한 것으로 판단, 지속적인 단속을 벌여 복제 콘텐츠 생성 및 유통 차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그동안 헤비업로더 약식 기소 등 가벼운 처벌로 저작권 침해 행위가 근절되지 않았지만 불법 영상물 업로드 시발점이 되는 전문 릴리즈 작업자 단속으로 저작권 침해 근절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최순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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