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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사 태극기, 91년만에 일반에 공개

90년동안 벽속에 숨겨져 있던 일명 ‘진관사 태극기’가 3·1절을 맞아 일반에 공개된다.

진관사 태극기는 지난해 5월 서울 은평구 진관사 칠성각을 해체 복원하는 과정에서 신대한 3점·독립신문 4점·조선독립신문 5점·자유신종보 6점·경고문 2점 등 독립운동사 사료와 함께 발견됐다. 이들 사료는 진관사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 백초월 스님이 칠성각에 숨겨 놓아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시 서울역사박물관은 26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태극기와 사료 들을 전시한다고 24일 밝혔다.

태극기와 사료는 지난해 진관사가 경내 칠성각 건물을 수리하기 위해 벽체를 뜯던 중 불단과 기둥 사이에서 발견됐다.

태극기의 크기는 가로 89㎝, 세로 70㎝이며 태극의 지름은 32㎝이다. 이 태극기의 4괘는 현재의 국기와 비교하면 리·감의 위치가 바뀌어, 1942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회가 제정한 국기 양식과 동일하다.

이 태극기는 일장기 위에 태극의 음(陰)과 4괘를 덧칠한 형태로 제작돼 일본에 대한 강한 저항의식을 나타내고 있다고 박물관은 설명했다.

태극기와 함께 전시되는 문건은 3ㆍ1운동 직후 발간된 지하신문인 ‘조선독립신문’ 5점, ‘자유신종보’ 6점, 상하이 임시정부의 기관지인 ‘독립신문’ 4점,신채호 선생이 상하이에서 발행한 ‘신대한’ 3점과 친일파를 꾸짖고 항일운동에 나설 것을 촉구한 경고문 2점 등 20점이다.

이들 사료는 진관사 태극기에 싸여져 발견됐다.

박물관은 이들 문건이 모두 1919년 제작됐고 태극기와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진관사 태극기는 1919년 3·1운동 이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독립신문에는 시 ‘태극기’, 태극기의 의미와 제작법을 제시한 ‘태극국기신설’등이 실려있고, 경고문에도 끝에 태극기가 교차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태극기와 문건은 진관사를 근거지로 삼아 임시정부와 독립군을 위해 군자금을 모금하는 등 독립운동을 벌인 백초월(1878∼1944) 스님이 1919년 숨겨놓은 것으로 추정된다.

박상빈 박물관 조사연구과장은 “진관사 태극기는 우리나라 사찰에서 발견된 유일한 태극기로 일제강점기 한국 불교계 항일운동의 자취를 생생히 보여주는 소중한 사료”라고 말했다.

/dikim@fnnews.com김두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