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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외국인 고객 모셔라” 수신 경쟁

▲ IBK기업은행은 서울 이태원 주변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이태원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환전·송금 등 금융 편의를 위해 휴일에도 여는 ‘이태원 외환송금센터’를 개점했다고 3일 밝혔다. 이태원 외환송금센터는 이태원역 4번 출구쪽 이태원지점 안에 마련됐으며 3명의 창구 직원을 통해 환전·송금은 물론 통장 개설 등 일반 은행 업무도 가능하다.

시중은행들이 200만명의 국내 거주 외국인 고객 잡기에 뛰어들었다.

올 들어 부동자금이 은행 수신으로 27조원가량 몰린 가운데 국내 수신의 대안으로 ‘글로벌 리테일(소매금융)’이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이달 중순 앞다퉈 외국인 대상 특화점포를 개설하며 외국인 전용 상품도 대거 출시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이달 중순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1층에 국내 최초 외국인 전용 특화점포인 ‘서울글로벌센터’를 개설한다. 그동안 서울글로벌센터지점 개설을 위한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해온 신한은행은 이 점포 내 △외국인 전용창구 △해외동포 전담창구 △유학·이주 상담창구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또 본사 및 지점과 연계해 국내 부동산 투자 컨설팅도 제공하는 등 지점에서 개별적으로 관리하던 외국 기업과 외국인, 해외동포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서울글로벌센터는 해외 역량 강화와 함께 한계에 다다른 국내 수신의 대안으로 200만명이 넘는 외국인과 해외동포 자금을 적극 공략하자는 취지에서 설립하게 됐다”며 “‘글로벌 리테일(소매금융)’의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이달 중순 외국인 전용 영어 통장 상품을 출시한다. 우리은행은 또 외국인 전용창구인 ‘글로벌 서비스 데스크’를 현재 11개에서 21개로 두배 가까이 늘릴 계획이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현재 서여의도, 삼성타운, 녹산공단, 명동역 지점 등 11개 영업점에서 글로벌서비스 데스크를 시범운영 중이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 대상 특화 영업을 위해 휴일(일요일)에도 문을 여는 혜화동지점(필리핀 근로자 대상), 광희동지점(몽골 근로자 대상) 등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은행 최초로 외국고객 영업본부를 지난 2008년 신설한 바 있는 외환은행은 조만간 외국인들의 대중교통 이용 시 할인혜택이 큰 외국인 전용 이패스(E-PASS) 체크 카드를 출시한다. 외환은행은 이미 국내 최초 외국인 전용카드인 엑스팻 글로벌(EXPAT Global) 카드를 출시해 24시간 영어 상담원이 외국인 전용 신용카드 영어 지원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 밖에 외환은행은 외국인 고객 특별점포인 ‘KEB 외국인 VIP센터’를 외국인 밀집 거주지역인 서울 이태원, 한남동, 스타타워 지점 등에서 운영하고 있다. 또 18개 점포에 외국인 전용창구를 운영하고 있으며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25개 외국인 전략점포를 운영 중이다.

이 중 12개 영업점은 일요일에도 영업을 하고 있다.

한편 기업은행도 서울에서 외국인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이태원지역 내 유일하게 휴일에도 영업하는 ‘이태원 외환송금센터’를 3일 개점했다.

국내 은행 전략담당자는 “최근 예대율을 맞추기 위해 국내 은행들 간 수신경쟁이 격해지면서 수신 금리도 오를 기미를 보이고 있다”며 “은행들이 한계에 다다른 국내 고객 마케팅보다 ‘블루오션’격인 외국인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powerzanic@fnnews.com 안대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