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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즈 “FRB,리먼 회계조작 미리 알았다”

미국 금융당국이 리먼브러더스의 회계조작 사실을 금융위기 발생 이전에 알고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지는 18일(이하 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2008년 금융위기 발생 전에 리먼브러더스 경쟁사인 메릴린치로부터 리먼이 담보대출금을 자산매각대금인 것처럼 속이는 방식으로 회계를 조작했다는 정보를 들었다고 전했다.

타임스에 따르면 메릴린치는 투자자와 파트너들로부터 리먼브러더스에 비해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사실을 확인한 결과 리먼브러더스가 회계장부를 조작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메릴린치에 몸 담았던 한 관계자는 “리먼브러더스가 지난 2008년 1·4분기 실적을 공개했을 때 수치를 믿을 수 없어 사실 확인에 들어갔고 수치가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FRB와 SEC 관계자들을 만났었다”면서 “리먼은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메릴린치보다 더 유동성이 좋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이 리먼의 부정을 알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금융당국은 몰랐던 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FRB 전·현직 관리들은 “경쟁이 치열한 월가라고 해도 경쟁사의 회계 내용을 FRB에 제공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라고 주장했고 SEC는 당시 리먼브러더스를 감독했던 관계자가 사퇴했다는 것을 이유로 들며 언급을 거절했다.

벤 버냉키 FRB 의장도 지난 17일 미 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금융위기 이전에 리먼의 회계 부정을 눈치 채지 못했다”고 말한 바 있다.

/kkskim@fnnews.com 김기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