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복강경 수술로봇을 상용화한다.
6일 로봇업계에 따르면 의료용 로봇 전문 제조업체 래보는 올 하반기 임상실험을 거쳐 이르면 연말께 복강경 수술로봇(가칭 주피터)을 출시한다.
래보는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2006년부터 복강경 수술로봇 개발에 착수해 왔으며 현재 부분별 제품 개발 및 검증을 마치고 국내외에서 특허 122개를 출원한 상태다. 래보는 오는 9월 중 식품의약품안전청과 미국식품의약국(FDA) 등의 허가만 거치면 연내 상용화가 가능해진다.
이 제품은 세계 최초 상용화 로봇인 미국의 다빈치사보다 로봇팔 길이를 50% 이상, 크기와 무게를 20% 이상 줄이고도 성능은 동등하게 구현한 게 특징이다. 제품 가격도 다빈치 제품이 대당 40억원대인데 비해 래보사의 제품은 10억원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그동안 국내복강경 수술로봇 시장을 독점했던 다빈치사 제품을 상당량 대체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국내엔 장비 가격이 고가인 탓에 이 장비가 일부 대형 종합병원 40여곳에만 보급돼 있는 상황이다.
래보 관계자는 “이 제품은 외형 사이즈가 작아 좁은 공간에서도 수술이 가능하다”며 “국내시장에서 30∼50% 수준의 점유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들어 대형병원 위주로 로봇수술 시스템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복강경 수술로봇이 청소로봇과 교육로봇에 이은 국내 로봇업계의 3번째 킬러 아이템으로 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 한해 국내 수술로봇 시장 규모는 15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2011년에는 30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글로벌 시장은 올해 21억달러에서 2014년에는 124억달러 규모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복강경 수술로봇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2010년 연구개발(R&D)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 신규지원 대상과제 중 하나로 ‘최소침습 수술용 다완 수술로봇 시스템’을 선정하고 이달 중 기술개발 업체를 결정할 방침이다. 현재 14개 업체가 신청한 가운데 래보-세브란스병원 컨소시엄과 현대중공업-국립암센터 컨소시엄의 양자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kwkim@fnnews.com 김관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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