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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도약을 준비하는 퇴직자들..“다문화교사, 여신상담”

“은퇴하면 인생을 즐기면서 편안한 시간을 보낼 줄 알았는데 집에만 있는 게 너무 힘들어요.”

19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2008년 2월 명예퇴직으로 교사생활을 끝낸 김향순씨(62)는 매일 아침 서초여성인력개발센터에 개설된 다문화교사과정에 참석하고 있다.

다문화교사과정은 공단이 50세 이상 준고령자의 재취업을 돕는 고령자 뉴스타트 프로그램 중 교직출신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가 과정이다.

김씨는 40년 동안 교직생활을 하고 2008년에 퇴임했다. 김씨는 “퇴직 후 홀가분한 마음으로 남미, 서유럽 등을 여행하는 것이 너무 좋았지만 금새 지쳤다”며 “직장생활을 하지 않으니 무력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김씨는 서초여성인력개발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그는 센터에 편성된 다문화 교사과정이 있음을 발견하고 등록했다. 김씨는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지금까지의 경력을 토대로 다문화 사회의 올바른 정착에 기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한편 신한은행 지점장으로 퇴직한 김세권씨(54)는 고령자 뉴스타트 전문가 과정인 ‘여신상담 및 사후관리’ 과정에 참가하고 있다.

마포구에 위치한 FPedu에 개설된 이 과정에는 금융종사 경력을 갖고 있는 준고령자들 40여명이 모여 강의를 듣고 있다.

김씨는 지점장으로 재직 시 억대연봉을 받았고 퇴직금을 포함한 자산관리로 퇴직 후의 생활에는 걱정이 없었다.
여행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잠시, 은퇴자라는 멍에 때문에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힘들고 자신감도 사라져 갔다.

김씨는 강의를 들으면서 “어딘가에 소속돼 소속감을 느끼며 체계적인 사회 활동을 지속해야만 자신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기 힘든 취약계층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영일 산업인력공단 직업능력지원국장은 “베이비붐세대들의 퇴직이 시작되고 있다”며 “생계형 재취업을 위한 정책도 중요하지만, 은퇴자들을 사회적 자본으로 인식하고 인재활용이란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art_dawn@fnnews.com 손호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