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최필수특파원】 신화통신이 평양발 기사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성명이 사기극이라는 북한의 입장을 보도했다.
25일 현재 인민망과 환구시보 등 중국의 주요 관영 언론들도 이를 일제히 주요 소식으로 전하고 있다. 베이징을 방문 중인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대북 제재에 대한 중국의 공조를 촉구한 사실은 상대적으로 작게 취급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중국 정부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신화통신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성명이 발표된 후 24일 평양발 기사를 통해 이번 성명이 ‘치졸한 사기극’이라는 조선국방위원회의 공식 논평을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의 대변인은 중국 등 외신 기자들에게 이 대통령의 성명이 ‘사실을 은폐’하고 있으며 ‘같은 민족을 압살하려는 궤변’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한국측이 조사단을 파견하겠다는 북한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도 진상이 알려질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신화통신과 인민망, 환구시보 등 중국의 주요 관영 언론들을 북한의 이번 논평을 이명박 대통령의 담화보다 더 비중있는 자리에 배치시켜 보도하고 있다.
특히 환구시보는 천안함 사태 관련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 논평하면서 이것이 한-미-일 연합전선 형성을 통해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의도라고 전했다. 동 보도는 또한 러시아 <공청단진리보>의 논평을 인용하며 동북아 정세가 악화되면 미국이 어부지리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의 이러한 보도는 24일 “각국이 냉정하고 절제된 태도로 관련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마자오쉬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 맥락과 일치하는 것으로, 중국이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임할 의향이 없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cps@fnnews.com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