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접 전방에서 기관총을 만져보고 경험할 수 있어서 신기하고 흥미로웠다. 게다가 내가 세계에서 가장 폐쇄된 집단인 북한에 이렇게 가까이 있다고 생각하니 온 몸이 긴장됐다.”
성신여대(총장 심화진)가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진행하고 있는 ‘나라사랑, 학교사랑 성신 국토大장정’에 참석한 리만 대학 교환학생 데니스 오소리오양의 소감이다.
외국인 유학생 2명을 포함한 성신여대 국토대장정 순례단 80여명은 지난 19일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출발, 고대산, 임진각, 노동당사, 27사단, 평화의 댐 등을 거쳐 오는 7월 3일 고성통일전망대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번 순례단은 동서로 320㎞를 횡단하며, 나라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학생들은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과 국토대장정에 도전한다는 기대감이 뒤섞인 표정으로 국토대장정 길에 올랐다.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북한땅을 바라보며 분단의 현실을 절감함 학생들은 임진각을 지나 행군을 시작했다. 이날 생애 처음으로 20㎞가 넘는 길을 걸어본 이산하양(법학과 1년)은 “너무 힘들었다. 집에서는 밥을 깨작거려서 많이 혼났는데, 여기서는 밥이 절로 넘어가더라. 하지만 완주는 반드시 할 것”이라며 굳은 의지를 보였다.
고대산에 도착한 학생들은 시험을 마치고 도착한 후발대원들과 함께 지난 23일 새벽에 있었던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16강행 결정전을 관람하기도 했다. 최다현양(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 1년)은 “고된 행군이 끝난 후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16강 진출을 축하하며 열광하는 사이 그날의 피로가 싹 사라지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순례단은 27사단 이기자 부대 방문에 이어 평화의 댐 견학과 함께 세계평화의 종을 직접 쳐보며 세계 모든 국가들이 평화의 시대를 맞을 그 날을 기원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사창리전투 전적비 앞에서 헌화와 묵념을 하는 시간을 가지며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호국영령들에 대해 예를 갖추었다.
27사단에서 화력시범을 본 학생들은 전인범 소장의 안보강연을 들었다. 전 소장은 “천안함 사건을 두고 볼 때 학생들은 사실만을 놓고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본질을 왜곡하는 주변의 정보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기자 부대에서의 일정이 끝난 뒤 순례단은 다시 대장정의 일정에 돌입해 다시 걷고 또 걸었다. 이들이 국토대장정에 참가한 이유는 참으로 다양했다. 걸으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해보겠다는 계획을 세운 학생도 있었고, 고생스러운 일을 해보면서 철이 들겠다는 생각을 가진 학생도 있었다.
교환학생인 데니스와 브리엔은 오는 7월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한국을 여행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참가했다고 한다.
성신여대 국토대장정은 이제 반환점을 돌아섰다. 오는 7월 3일 고성통일전망대에 도착하면 14박 15일의 기나긴 여정은 끝난다.
/noja@fnnews.com노정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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