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김규성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개최한 '콘퍼런스'는 '아시아 21:미래 경제의 선도적 주체'라는 주제가 내포하듯 IMF의 아시아 경제에 대한 찬사와 밝은 미래 전망 등이 개회사, 패널토론 등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는 "아시아 시대가 왔다"고 단언했을 정도다.
하지만 한국을 포함해 현재 아시아 각국의 빠른 경기회복이 '위기'를 잉태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높았다. 빠른 자본유입을 제어하지 못할 경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내수 중심 정책으로의 변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향후 아시아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을 꼽는 목소리도 많았다. 글로벌 금융안전망을 효율적으로 구축하는 방안도 모색됐다.
■내수확충 시급…보호무역 등 위험 요인
12일 콘퍼런스 첫번째 전체회의 때 토론자로 나선 빅터 펑 홍콩 국제상공회의소 명예회장은 "아시아가 성장을 지속하려면 세계 무역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지만 보호주의가 늘고 있어 위험 요인"이라며 "도하개발어젠다 기조를 따라 세계무역에 대한 자신감 회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경제가 회복되면서 아시아로 자본이 급격하게 유입되고 있는 것도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자본이동 상황은 급격히 변화할 수 있고 개별 국가 차원에서의 노력만으론 역부족"이라며 "글로벌 금융안전망 확립은 세계 경제의 회복세를 손실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조치도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히라노 에이지 도요타 파이낸스서비스 아·태지역 지사장도 "글로벌 위기에도 아시아로 자본 이동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성장이 지속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자산이나 신용의 거품, 경기과열의 위험 등) 다양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위험 요인들에 대한 선제적 대응책으로는 내수확충 등이 제시됐다. 빅터 펑 명예회장은 "유럽이 저성장으로 인한 수요를 만회하기 위한 아시아 각국의 내수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스트로스칸 IMF 총재도 "국내 수요촉진, 빈곤완화, 글로벌 차원의 정책공조(글로벌 금융안전망 등)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은행관련 규제 등 글로벌 금융안전망 시급
이날 '금융 부문 이슈 및 글로벌 금융안전망'이란 주제로 열린 분과회의는 급격한 자본유출입이 경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위험 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집중적인 토론이 있었다.
신현송 대통령 국제경제보좌관은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인 2008년 12월 490억달러가 국내 은행에서 빠져 나가면서 외환변동성이 확대되고 시스템이 흔들렸다"며 "은행이 문제라면 규제를 통해 레버리지 사이클을 완화시키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 한국 금융당국의 선물환 규제는 레버리지 사이클을 감독하기 위한 것이지만 이걸 통해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글로벌 금융안전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야마모토 겐조 일본 중앙은행 이사도 "금융위기는 은행 레버리지 사이클을 완화시키지 못했을 때 온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한 규제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올리비에 블랑샤 IMF 경제고문은 "급격한 자본이동에 따른 위험을 막을 수 있는 해법으로 통화스와프는 국가 간 관계 등 정치적 요소가 개입될 수 있어 완전하지 않다"며 "IMF는 최근 도입한 신축적 신용제도(FCL)를 강화하거나 역내 유동성 지원체계인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 등과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올해 말까지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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