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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실수로 배달사고 판결 효력엔 영향없어

법원이 민사소송 선고 내용과 정반대의 판결문을 당사자에게 보내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29일 대법원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은 지난해 8월 유모씨가 4000만원의 대여금을 갚으라며 김모씨를 상대로 낸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정작 소송 당사자들에게 송달된 것은 “채권 소멸 시효가 완성된 만큼 1심 판결을 취소한다”는 내용의 원고 패소 판결문이었다.

재판부 주심판사가 판결을 고심하면서 원고 승소와 패소 두 가지로 판결문 초고를 작성해둔 뒤 원고 승소 결론을 내려 선고까지 마쳐놓고는 법원 전산망에 판결문을 등록하면서 착오로 원고 패소로 작성했던 판결문 초고를 올린 것이다.

뒤늦게 이 같은 실수를 알게 된 법원은 정상적인 판결문을 당사자들에게 다시 보내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잘못된 판결문을 받아보고 자신이 승소한 것으로 믿었던 김씨는 두번째 판결문에서 뒤바뀐 결과에 승복하지 않은 채 두 개의 판결문을 첨부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 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이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법원 관계자는 “주심 판사가 써두었던 판결문이 실수로 법원시스템에 등록되면서 벌어진 일”이라며 “선고 당일 법정에서 김씨 패소라고 했기 때문에 두번째 판결문이 진짜”라고 설명했다.

/jjw@fnnews.com정지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