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 북한 지역에 내린 집중폭우로 함경남도 흥남시에서 120여명이 사망하는 등 대규모 인명피해가 난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함경북도 청진시 소식통을 인용, "지난달 22일 내린 폭우로 성천강의 제방이 넘치면서 강 하류 지역인 함경남도 흥남시에 살던 주민 2000여명이 완전히 고립됐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어 "대부분 사람들이 군의 직승기(헬기)로 구조됐지만 흥남시 하덕리에 농촌지원을 나왔던 고등중학생 40명을 포함한 주민 120여명은 구조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헬기가 지원됐지만 공중 구조장비가 없는데다 착륙할 장소를 찾지 못해 구조에 실패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방송은 또 "지난달 26일부터 나흘간 내린 폭우로 철길이 끊어져 8·15를 앞두고 백두산 현지답사를 떠난 당 관리 60여명을 태운 특별열차가 량강도 운흥군에 고립된 상태"라고 전했다.
북한은 장마철이 되기 전부터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등 비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을 세웠지만 구조장비가 부족한데다 산에 나무가 없어 쉽게 산사태가 일어나 피해가 커진 것으로 RFA는 분석했다.
한편 북한 언론매체들은 인명피해에 대한 언급 없이 수해 및 복구 소식만 보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평양방송은 지난 1일 "함경남도 함주군의 당원과 근로자들이 성천강 제방 보수 공사를 마쳤다"고 전했다.
조선중앙방송은 2일 평안북도 인민위원회 리정운 부원을 인용, "이번 비로 7900정보가 넘는 농경지가 침수 또는 유실됐고 제방들이 파괴되고 양묘장이 침수됐다"고 말했다.
함경남도 신흥군인민위원회 김대혁 사무장은 이날 조선중앙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에 우리 군이 입은 피해는 3년 전의 수해에 비교도 안 되는 엄청난 재난"이라면서 "살림집과 상하수도망을 보수하고 대동천 제방 등 중소하천 제방을 다시 쌓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jschoi@fnnews.com 최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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