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자동차 에어컨 냉매가스를 중국에서 몰래 들여와 유통한 혐의로 냉매가스 수입업자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 냉매가스는 차량 부품을 부식시키고 불꽃과 닿으면 폭발까지 일으킬 수 있어 소비자들이 냉매가스 충전시 확인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냉매가스수입업체 A사 대표 이모씨(32)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또 다른 이모씨(34) 등 다른 업자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4∼6월 중국 광둥성과 산둥성에서 가짜 냉매가스 54t을 무허가로 수입해 이중 약 41t(차량 6만여대 분량ㆍ4억2000여만원 어치)을 서울과 대전, 광주 등 전국 자동차 공업사와 카센터 등에 납품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냉매가스는 철과 알루미늄을 부식시켜 자동차 부품을 망가뜨리고, 고무재질을 약화시켜 에어컨 냉매 호스의 누수를 일으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인화성이 없는 정상 제품과 달리 이 가스는 불꽃에 닿으면 폭발하는 성질이 있어 냉매가스가 샐 때 스파크 등으로 차량 화재를 일으킬 위험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적발된 가스는 △HCFC-22ㆍHCFC-142b △HCFC-22ㆍR-40 △HCFC-22ㆍR-40ㆍHCFC-21 등 세 종류로, 정품 냉매(HFC-134a)와 제품 명칭이 다르다.
피의자들은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냉매 가격이 2배로 오르자 폭리를 노려 싼 중국산 가스를 정품인 것처럼 팔아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6월 경기 안산에서는 벤츠 등 승용차 5대가 이 냉매가스를 충전했다가 에어컨 핵심부품이 파손돼 차량 한대당 수백만원의 피해를 봤다”며 “차량 화재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미 판매된 냉매가스는 유통경로를 추적해 전량 폐기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art_dawn@fnnews.com 손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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