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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 휠라코리아 공모가 산정 부담

'휠라 윤윤수 회장, 3년 전 약속이 재무 부담으로 이어지나.'

유가증권 상장을 추진 중인 휠라코리아가 올 1·4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공모가 산정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휠라코리아가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것이 휠라 글로벌 본사 인수 때 참여한 재무적투자자(FI)들의 투자금을 돌려주기 위한 것이란 점에서 공모가가 기업공개(IPO)의 성패를 쥐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악의 경우 휠라코리아의 재무적 부담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휠라코리아와 종속회사의 올 1·4분기 매출은 127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181억원으로 전년 263억원에서 뚝 떨어졌다.

휠라코리아만 보면 1·4분기 899억원의 매출액을 올려 지난해 808억원보다 11.20% 증가했다. 하지만 당기순손익은 지난해 1·4분기 168억원 흑자에서 올해 8억원 규모의 적자로 돌아섰다.

증권가에서는 휠라코리아에 어떤 평가가 내려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그 첫 번째 시험대가 공모가격이다.

휠라코리아가 IPO를 추진한 것은 휠라 본사 인수 때 참여한 FI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위한 것이다.

당시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은 FI들에게 '2010년 12월 31일 이전 상장 완료'를 약속했다. 휠라코리아는 FI들을 대상으로 1100억원을 조달했다. 미래에셋파트너스4호사모투자펀드(PEF·400억원), 화인파트너스(400억원), 군인공제회(200억원), 삼성증권(100억원) 등 4곳이 참여했다. 이 중 BW 550억원은 상환했고, 나머지 전환상환우선주(RCPS)가 문제다.

FI들은 상장을 계기로 자금회수에 나설 전망이다. 당시 조건은 투자수익률 연 9.5% 보장에 2010년까지 IPO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조기상환청구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이미 지난 4월 전환상환우선주 275만주 중 225만주가 보통주로 전환됐다.

증권가는 발행가액 2만원에 연 수익률 9.5%를 감안할 때 공모가가 2만6300∼2만6500원 이상은 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FI의 매각대금이 주당 매매가격의 합계액에 미치지 못할 때는 오너인 윤윤수 회장이 차액만큼을 FI에게 갚아야 한다.

문제는 공모가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휠라코리아의 1·4분기 주당 순이익은 1640원으로 전년 동기 1884원보다 줄었다. 단순하게 12개월 예상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 8.9배를 적용하면 1만4000원대가 조금 넘는다.
동종 의류업체인 LG패션의 2010년 PER도 9.5배를 감안해도 쉽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최근 상장새내기들의 공모가 거품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토종 의류 브랜드인 '쌈지'와 '톰보이'의 잇따른 부도도 의류산업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스포츠의류업계 상위권의 입지 등 프리미엄을 감안할 때 공모가 2만5000원을 넘기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에게 성장성을 어떻게 이해시키느냐가 관건이란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kmh@fnnews.com김문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