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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리증후군 환자 척추측만증, 국내 첫 흉강경 수술 성공

아주대병원 신경외과 김상현 교수는 흉추부의 청소년 특발성 측만증으로 수술을 받으려다 키아리증후군이 발견된 13세 여아에게 흉강경을 이용한 흉추 측만증 교정 수술을 실시해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키아리 증후군 환자는 30~50%에서 경도의 측만증이 있고 이중 약16%가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이 환자에게 키아리증후군 치료보다 먼저 측만증 수술을 시행할 경우 소뇌가 경추 쪽으로 탈출하거나 당김이 심해져 사지마비, 호흡마비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키아리 증후군에 대한 후두부 감압술 및 경막확장술을 먼저 시행하고, 이후 안정기가 되면 측만증 수술(후방에서 나사못을 고정하여 교정 및 골유합술 시행)을 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원칙이다.

하지만 김상현 교수는 수술 전 시행한 영상 검사, 신경학적 검사, 뇌압측정을 토대로 후두부 감압술 및 경막확장술을 시행하지 않고도 환자가 안정된 상태에서 측만증에 대한 수술을 시행하여 성공적인 치료 결과를 얻은 것이다.

이 수술은 갈비뼈 사이에 약 2cm정도의 절개선을 5~6개 정도 만들고 흉강경을 이용해 측만증을 수술하는 방법이다.

30~40cm의 절개를 해야 했던 기존 방법과 비교하면 △척추를 지지하는 인대, 근육, 관절의 손상 △수술 후 심한 통증 △긴 회복기간 △재원기간 연장 △큰 상처로 인한 미용상 문제 등이 해소되는 장점이 있다. 또 짧은 분절의 교정으로 기존 수술방식과 같은 정도의 교정력을 얻을 수 있어 측만증 교정은 물론 정상 척추 분절을 더 많이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 수술은 흉강을 통해 수술하는 동안 폐를 인공적으로 쪼그라지게 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폐기능이 떨어지거나 폐질환이 있는 사람은 할 수 없지만, 청소년 특발성 측만증 환자의 경우에는 대부분 기저 질환이 없고 폐기능도 정상이어서 이 수술을 통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상현 교수는 “이번 수술은 신경외과적인 접근과 분석으로 키아리 증후군을 우선적으로 치료하지 않고도 측만증 치료를 먼저 시행한 첫 수술이라는 데에 의의가 있다”며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몇 의사에서만 진행돼 온 흉강경을 이용한 흉추 측만증 교정 수술을 국내 신경외과 역사상 처음으로 환자에 적용하여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는 것이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건국대병원 대강당에서 열린 대한신경외과학회 서울‧경인지회에서 발표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