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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물질 이용한 3차원 자기조립 분자구조체 개발

▲ KAIST 연구진이 개발한 펩타이드 자기조립을 통해 합성된 풍차날개, 꽃잎모양 등 다양한 3차원 구조체의 전자현미경 사진.


국내 연구진이 펩타이드(두 개 이상의 아미노산 분자로 이뤄지는 화학 물질) 등 유기물질로도 다양한 3차원 구조체를 합성할 수 있는 방법을 밝혀내 ‘기능성 인공단백질 개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이희승 교수팀은 분자의 자기조립 과정에서 서로 다른 세 방향(x, y, z)의 분자간 인력의 미세한 조절이 가능하도록 분자를 디자인할 경우 이제까지 만들 수 없었던 다양한 모양의 3차원 유기물 구조체들을 자유자재로 합성할 수 있다는 가설을 실험적으로 구현하는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생체적합성이 요구되는 의공학이나 재료과학에 광범위하게 응용 가능한 다양한 유기물 소자 개발 및 미세한 분자기계 개발을 위한 빌딩 블록(생체 고분자의 구성단위로 되는 분자)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이 교수팀은 베타-펩타이드라는 비천연 펩타이드의 구조적 특징에서 착안한 새로운 자기조립 원리를 개발해 기존 방법으로는 불가능했던 풍차날개, 꽃잎, 사각막대와 같은 다양한 모양의 새로운 3차원 구조의 유기물 구조체를 합성했다.

그동안 무기물 나노물질로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구조를 만드는 방법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펩타이드를 비롯한 유기물의 경우 자기조립체의 크기와 모양을 제어하는 일은 난제로 인식돼 왔다. 특히 펩타이드의 경우 원형모양(구, 튜브, 원통형 막대 등)의 구조체 이외에는 만들 수가 없었다.

이 교수는 “이번 기초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기능성 인공 단백질 개발과 응용에 관한 연구를 계속 수행하고 있다”며 “분자기계를 설계하거나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자기조립 현상에 대한 이해를 촉진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안게반테 케미(Angewan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지 온라인 판 8월 23일자에 표지논문 및 중요논문으로 동시에 선정됐다. 또한 미국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에서 발간하는 ‘C&EN (Chemical & Engineering News)’지 9월 6일자에 연구결과가 소개됐고 현재 특허출원 중이다.



/kueigo@fnnews.com 김태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