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및 이상기온 현상으로 배추, 무 등 채소가격이 폭등하자 최근 수확기를 맞은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농산물 절도범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이들 절도범은 인적이 드문 채소밭에 침입해 수확하는 대담성을 보이거나 택시를 이용하는 신종 수법까지 동원, 경찰이 농산물 절도 예방활동 강화에 나섰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농산물 절도 행각은 지난 2008년 2127건, 피해액 57억6517만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948건 40억8000만원으로 감소했다가 올해 채소 가격 폭등으로 올 9월 현재 1475건, 46억원에 달하는 등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경찰은 지난달 12일 심야시간대 전북지역 인적이 드문 농민의 고추밭에 침입, 시가 96만원 상당의 고추를 수확해 달아나려던 박모씨(58·여) 등 2명을 절도 혐의로 검거했다.
또 광주광역시 북구 도로변에서 개인택시를 정차시킨 뒤 마을 도로변에 건조하기 위해 널어 놓은 건조 고추를 훔쳐 달아난 50대 남자가, 강원 평창군 용평면에서는 장뇌삼 400주(시가 4000만원 상당)을 훔쳐 달아난 일당 등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청은 이처럼 수확기 채소류 가격 폭등으로 농산물 절도 행각이 기승을 부리자 최근 전국 일선 경찰서에 ‘농산물 절도 예방활동 강화’를 지시하고 농산물 도난 방지 및 취약지역 일제 방범진단에 들어갔다.
경찰은 우선 도난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벼, 고추, 인삼, 과실 등 농산물 경작지 및 야적장소 △정미소, 저온저장소, 비닐하우스 등 농산물 보관장소 △고가의 농기계 보관장소 △비료 및 기타 농축산용 기자재 집합지 등에 대한 진단을 실시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농산물 수확·출하 기간에는 이동로와 집하장 주변 도로에 목검문소를 운영키로 했으며 획일적 검문검색 대신 외지 차량 위주의 선별 검문검색을 실시하고 지자체와 협의, 폐쇄회로(CC)TV를 확대 설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또 주·야간 시간대별로 구분, 주간에는 빈농가 등 마을 주변 순찰과 방범진단, 홍보 활동을 펼치고 야간에는 경작지나 비닐하우스, 농산물 창고 등 주변지역에 대한 순찰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경찰청 생활안전과 관계자는 “농산물은 재배·수확에 장기간 소요되고 범죄발생 시 피해액 이상의 심리적 충격으로 농민들이 느끼는 상실감은 매우 크다”며 “농산물 절도 예방을 위한 주민홍보와 병행, 도난사건 발생 시 신속히 출동해 조속히 범인을 검거하는 체제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농산물 수확기철에 지역별로 자율방범대의 적극적 활동 등 자위방범체제를 구축해 범행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pio@fnnews.com박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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