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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최고위원 MB정권 원색 비난에..靑 “패륜아..정계 은퇴를” 격앙

청와대는 28일 민주당 천정배 최고위원이 이명박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에 대해 공개 비판했다.

최근 야권 유력 인사에 대해 청와대가 직접 나서 비판한 것은 지난 10월 말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의 ‘이명박 정부는 평화 훼방꾼’ 발언에 이은 것으로 이는 집권 후반기를 맞아 야당에 할 말은 하겠다는 청와대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국민들은 정치인이나 특히 지도부에 계신 분들에게는 품격 있는 말을 듣고 싶어 하는 것이 바람이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눈도 두 개고 귀도 두 개인데 입은 하나라는 말이 있지 않으냐. 말은 신중하게 가려서 해야 한다”면서 “정치인은 좀 더 국민들의 바람에 맞게 품격 있게 얘기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앞서 천 최고위원은 지난 26일 경기도 수원역 앞에서 열린 ‘이명박 독재심판 경기지역 결의대회’에서 “이명박 정부를 소탕해야 하지 않겠나. 끌어내리자”, “헛소리 하며 국민을 실망시키는 이명박 정권을 어떻게 해야 하나. 확 죽여 버려야 하지 않겠나”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청와대 공식적 반응과 달리 내부 분위기는 ‘패륜아’, ‘정계 은퇴’ 등의 단어가 나올 정도로 격앙된 모습이다. 청와대 한 핵심 관계자는 “지난 정부에서 명색이 법무장관까지 지낸 분이 설마 시정잡배처럼 그런 발언을 했겠는가 의심했었다”면서 “만약 그런 발언을 했다면 패륜아”라고 강력 비난했다.

그는 또 “발언을 한 당사자는 정계 은퇴를 해야 한다”면서 “그리고 당 공식 행사에서 이런 발언이 나오도록 한 손학규 대표도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그동안 잠잠하던 한나라당도 청와대의 이 같은 반응이 알려지자 뒤늦게 천 최고위원을 비난하고 나섰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상대를 ‘죽여 버려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과연 정치를 할 수 있는가”라며 “이런 사람은 정계를 떠나야 하고, 국회 품격 유지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정옥임 원내대변인도 “천 의원에게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하지 않겠다. 왜냐하면 구제불능의 불치성 막말증후군은 결국 재발하기 때문”이라며 “무너진 정치신뢰를 복원하기 위해 여당부터 솔선수범해 삼사일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courage@fnnews.com전용기 김학재기자